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줄줄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기업은 SK텔레콤으로, 이르면 4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연내 KT, LG유플러스 등도 모두 본허가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동통신사들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사업 및 전반적인 데이터 생성, 거래, 활용 등 데이터사업을 신설하기 위한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후 올해 2월 예비 허가를 받았다. 이후 같은 달 본허가 신청을 했고, 1~2개월 뒤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허가를 취득하면 즉각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KT도 오는 31일 열릴 주총에서 마이데이터 및 부수 업무를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예비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절차를 고려하면 이르면 상반기 결과를 받아 하반기 중 본허가 신청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주총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목적 추가 등을 논의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말 예비허가를 신청한 만큼 연내 본허가까지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관 변경의 경우 주총 결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내년 주총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사들이 앞다퉈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은 기존 통신 사업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금융, 의료, 유통 등의 분야에 더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서비스 중인 통신 요금 납부에 은행 업무 등을 더하는 식이다.
다른 산업군과 협업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는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통신·금융·유통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디키타카’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CJ올리브네트웍스는 판매 품목, 점포 정보 등을 분석한다. 신한은행은 직군이나 결제정보, 보유 상품 정보 등을 활용해 데이터 토픽을 제작했다.
SK텔레콤은 금융은 물론, 의료 산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금융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라며 “의료나 여러 서비스로 확대할 수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KT는 사업 허가 이후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국내 통신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국내 통신 업체 한 관계자는 “자칫 개인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의) 구체적인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