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인수한 물류 스타트업 '엠지플레잉'의 근거리 도보배송 중개 서비스 '도보60' 소개. /유튜브 캡처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물류 스타트업 인수·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 성장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물류 서비스 진출을 위해서다.

중소상공인 판매자들은 네이버, 쿠팡 등을 통해 상품을 쉽게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데 필요한 물류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을 겨냥한 기업용(B2B) 물류업인 라스트마일(소비자에 상품을 전달하는 최종단계 물류)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것이다. 국내 라스트마일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7조5000억원이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6일 물류 스타트업 ‘오늘의픽업’과 ‘엠지플레잉’을 흡수합병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술 기반의 배송 서비스 발전을 위해 두 회사의 인수를 결정했다”라며 “두 회사가 가진 서비스 경험과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라스트마일 영역에서 중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비즈니스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오늘의픽업 웹사이트 캡처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회사의 서비스를 자사의 플랫폼과 기술력으로 한층 키워 중소상공인과 윈윈(win-win)할 수 있는 라스트마일 사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오늘의픽업은 공유형 택배 물류센터(풀필먼트센터) 등을 활용, 낮은 비용으로 중소상공인에게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중소상공인 판매자는 상품 구매자의 온라인 주문을 받고 오늘의픽업에 오후 3시까지 전달하면 오늘의픽업은 당일 구매자에게 상품을 전달한다. 오후 3시 이후 접수건은 다음날 새벽에 배송해준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오늘의픽업은 중소상공인이 수수료가 드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도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했다.

엠지플레잉은 ‘도보60′이란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자와 퀵 배달기사를 연결해주는 ‘카카오T퀵’과 비슷하게, 도보60은 1㎞ 이내의 근거리 도보배송을 중개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도보60이 현재 택배, 퀵 위주 라스트마일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음식배달 등 근거리 배송을 원하는 지역 소상공인의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업계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여러 스타트업을 규합해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얼라이언스’를 지난해 9월 결성했는데, 여기 속한 자율주행 배송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의 최근 2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토르드라이브의 공항 자율주행 물류차. /토르드라이브 제공

토르드라이브는 2019년 국내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한국과 미국의 공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자 이유를 “양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토르드라이브는 얼라이언스 안에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의 상용화 과제를 맡아 수행 중인데,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를 통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물류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GS리테일로부터 65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아 양사 간 물류 동맹을 맺었다. GS리테일 매장을 카카오T퀵의 물류 거점을 활용하는 방안, GS리테일의 반려동물 커머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 ‘카카오T펫’을 접목하는 방안부터 여러 화물차를 통신으로 연동해 동시에 자율주행으로 이동시키는 신기술 군집주행의 상용화까지 함께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GS리테일은 군집주행 기술을 물류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의 물류 진출이 카카오 본사의 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카오는 올해 커머스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교환권) 선물하기 위주 커머스 사업을 벌이는 카카오의 약점인 물류 경쟁력을 키워야만 플랫폼 입점 중소상공인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49만 중소상공인이 입점한 네이버는 물류업계 1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약점을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