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 /SK텔레콤

SK텔레콤이 11월 1일 통신 주력의 SK텔레콤과 반도체 주력의 SK스퀘어로 나눠 재출범한다. 1984년 한국이동통신으로 설립된 후 37년 만의 기업구조 개편이다.

3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 의결에 따라 이 회사는 11월 1일자로 통신 분야를 맡는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맡는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 분할된다.

이번 기업구조 개편은 통신과 비통신 사업이 함께 있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SK텔레콤은 보안과 커머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통신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정호 SK텔레콤 CEO 역시 “그간 SK텔레콤은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라며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존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한편, 구독사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등의 신사업을 고도화한다. 지난해 기준 약 15조원이었던 연간 매출을 오는 2025년 22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등의 회사들을 편제한다. SK텔레콤의 CEO는 유영상 이동통신사업(MNO)대표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회사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로 출범한다.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75조원까지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등 16개 회사를 편제한다. SK스퀘어의 CEO는 박정호 현 SK텔레콤 CEO가 맡을 전망이다.

이번 기업 분할을 계기로 SK스퀘어는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호 CEO는 앞서 올해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시장이 크게 재편되고 있다”라며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준비할 때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