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0만명 이상이 쓰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가 최근 택시기사와 이를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과도하게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우티 등 경쟁 앱으로 넘어갔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연말 우티·타다 등 택시호출 앱 후발주자의 본격적인 행보가 예고되고 있어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는 현재 시장에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
1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현재 택시호출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카카오T가 1016만명(2021년 8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우티(86만명), 타다(9만명)가 그 뒤를 잇고 있으나 격차가 큰 상황이다.
◇ ‘우버’ 색깔 입는 우티… ‘옛 영광 재현’ 타다
지난 4월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글로벌 모빌리티 회사 우버가 합작법인으로 만든 우티는 오는 11월 1일 신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이다. 현재 운행 중인 티맵택시, 내비게이션 데이터에 우버의 글로벌 기술력, 노하우를 응집하겠다는 계산이다.
최근 간편 송금 등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전격 인수된 타다는 지난해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법)’ 통과로 사라진 ‘타다 베이직’을 오는 12월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서비스 중인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 준고급 택시 ‘타다 플러스’의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이전에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대형 택시 모델을 재현해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타다는 스타리아 9인승, 4세대 카니발 등 대형 차량 1000대 정도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과의 차이는 법적 문제가 없도록 렌터카가 아닌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승객들이 과거 타다 베이직에서 이동경험이 좋다고 느꼈던 이유 중 하나였던 공간적 여유를 다시 제공하겠다”라고 했다.
◇ “카카오 독점 계속” vs “균열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미 ‘카카오T’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타 서비스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 회식 등으로 택시를 잡기 힘들어지거나 호출비 무료, 택시비 할인쿠폰 등의 마케팅이 있을 경우 우티, 타다 등으로 일부 사용자가 넘어갈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플랫폼은 한 번 쓰면 옮기기 힘든 락인(lock in·고객 가두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용자들이 카카오T를 쓰는 이유는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와 결합돼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면서 “후발주자가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편익을 주고 인지도를 끌어올리느냐에 달려있다”라고 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정부·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 때리기’가 어떤 강도로, 얼마만큼 이어질 것인가다. 플랫폼 독점 폐해에 대한 사회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산하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위원회’를 가동했고,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주자로선 자연스레 경쟁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에 대한 정치권의 요구를 받고 있는데, 단순히 기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면 택시호출 앱 시장은 카카오 독주라는 큰 틀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