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최고급형) 스마트폰 갤럭시S22(가칭)에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를 넣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는 최상급 ‘S22 울트라’에 적용될 전망이다.

6일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에 UDC를 “기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는다. UDC는 카메라 모듈 부분에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해 평소에는 디스플레이 전체를 화면으로 이용하다가 카메라를 쓸 때만 모듈 부분의 패널이 투명해지면서 카메라 렌즈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OLED 투명도가 높아야만 전면 카메라를 사용할 때 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그간 상용화가 어려웠는데,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에 전격 채용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의 UDC. 투명 OLED 표면에 격자 무늬가 보인다. /조선비즈 유튜브

하지만 막상 공개된 갤럭시Z폴드3의 UDC는 기술력이 완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빛을 투과시키기 위해 픽셀 밀도를 낮춘 탓에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럽지 않고, 카메라 모듈이 위치한 곳이 마치 방충망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Z폴드3 내부 카메라의 화소가 낮고(400만 화소), 노이즈를 없애는 대신 선예도(사진이 얼마나 선명한지를 나타내는 요소)를 낮춰 높은 품질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Z폴드3는 커버 외부 카메라(1000만 화소)를 활용하면 내부 카메라의 낮은 품질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바(bar) 형태인 갤럭시S22는 이런 우회 방식을 사용할 수도 없어 UDC가 온전히 전면 카메라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는 UDC 채택으로 인한 이점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굳이 불완전한 UDC를 플래그십에 채용하기 보다 기술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차세대 UDC부터 갤럭시S시리즈에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23부터 UDC를 채용한다”고 했다.

갤럭시S22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저온다결정실리콘산화(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적용한 인피니티-O OLED 패널을 채용한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주사율 120㎐를 지원하는 현존 최고 화질 OLED 디스플레이로, 제품명인 ‘인피니티-O’는 펀치홀 디자인을 의미한다. Z폴드3의 UDC도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억 화소를 적용한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 모습. /삼성전자 제공

다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의 최고급 버전인 S22 울트라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2억 화소 이미지 센서(아이소셀 HP1)는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소셀 HP1은 전작인 아이소셀 HMX(1억800만 화소·0.8㎛)보다 작은 센서(0.64㎛)에 2억개의 픽셀(화소)을 넣어 빛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이즈가 발생해 고품질의 사진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카멜레온셀’이라는 독자 기술로 문제 대부분을 해결했다.

카멜레온셀은 촬영 환경에 따라 4개 혹은 16개의 인접한 픽셀을 조합하는 것으로, 빛이 충분할 때는 0.64㎛(마이크로미터) 미세 픽셀을 활용하고,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픽셀 두 개를 합쳐 1.28㎛, 또는 네 개를 겹쳐 2.56㎛크기로 빛이 들어오는 면적을 넓히는 기술이다. 또 인접 픽셀 4개를 묶어 화각 손실 없이 초당 30프레임으로 8K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삼성전자 측은 “카멜레온셀 기술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HP1의 예상됐던 단점을 모두 없앴다”고 했다.

아이소셀 HP1은 현재 삼성전자 외에도 샤오미 등 중국권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채택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 때문에 아이소셀 HP1 첫 장착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가 아닌 해외 제조사가 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