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파고들면서 이르면 2023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등이 될 것이라고 도발한 샤오미가 인도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린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샤오미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 지역으로,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1~2위 경쟁을 하는 접전지로 꼽힌다.
4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28.4%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7.7%로 2위를, 비보(15.1%), 리얼미(14.6%), 오포(10.4%)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인도에서 샤오미 점유율은 28.5%, 삼성전자는 25.7%로 선두 경쟁이 치열했었다.
전문가들은 인도 소비자들이 삼성에 맘을 돌렸다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삼성전자가 원활하게 스마트폰을 공급하지 못한 이유가 근본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인도뿐 아니라 주요 지역에서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며 부진했다”라면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부품 조달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요 생산기지인)베트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화에 따른 봉쇄 조치로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분기 초입인 7월부터 이런 공급 문제가 차츰 정상화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신작 출시 효과가 시너지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현지에서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확대하며 전용 모델인 갤럭시M, 갤럭시F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인도만 놓고 보면, 중국 브랜드의 빠른 침투가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4~5월까지는 코로나19 확산, 봉쇄 조치 여파로 큰 타격이 있었지만, 6월부터는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이 연구원은 “기존 강자인 샤오미가 ‘레드미9′ ‘노트10′ 시리즈 등을 통해 시장을 리드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 강한 리얼미가 코로나 상황에서도 C 시리즈를 내세워 입지를 크게 늘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오프라인에 강한 비보·오포는 자연스레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고가 시장에서는 중국 원플러스의 선전 속 그간 인도에서 입지가 낮았던 애플마저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내며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있어 삼성이 다소 밀리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최근의 강한 회복 기조를 토대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하반기부터 큰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라면서 “내년 인도는 본격적인 5세대 이동통신(5G) 개막과 더불어 애플이 ‘아이폰SE’ 신모델 출시를 계기로 이런 경합체제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보여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11′의 지속적인 인기와 ‘아이폰12′ 시리즈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인도 650달러 이상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49%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