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18년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맺은 상생협약 재논의에 나설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31일 예정된 모바일 사업 철수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애플 제품 판매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LG전자 측은 중소 영세 대리점의 반발을 고려해 여전히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동반성장위원회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상생협약 재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양측이 재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과거 맺었던 협약서 내 일부 조항에 대해 논의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상생협약 재논의에 나선 배경은 LG전자가 LG베스트샵에서의 아이폰 등 애플 제품 판매를 검토하면서다. 애초 2018년 5월 양측이 맺은 상생협약서에 따르면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 판매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를 하게 되면 상생협약을 위배할 수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오는 31일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앞두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상생협약서에는 ‘변동사항에 대해 상호 합의한다’는 조항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사업 철수라는 특수한 상황은 변동사항에 포함될 여지가 크다. 이는 동반위 측의 판단에 따라 아이폰 판매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LG전자 입장에서 아이폰 판매는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 지난해 LG베스트샵 매출은 2조8910억원으로, 삼성디지털프라자(3조2977억원)에 밀렸다. LG베스트샵 매출이 삼성디지털프라자에 밀린 것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LG베스트샵에서 모바일 판매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전제품으로는 빈자리를 메꾸기 힘들다. 국내 시장에서의 애플 인지도를 고려하면 LG베스트샵은 아이폰 판매로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LG베스트샵 고용 유지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재논의를 하더라도 당장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복수의 LG베스트샵 관계자는 “아이폰 판매가 임박했다면 사전예약 등을 진행할 텐데, 아직 따로 공유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