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 전망. /네이버

네이버가 내년 준공 예정인 제2 데이터센터와 5세대 이동통신(5G) 활성화 등에 따라 앞으로 10년 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 추세라면 오는 2030년까지 누적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오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손쓸 도리가 없는 셈이다.

5일 네이버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2017년 4만9539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 2018년 6만4906tCO2e, 지난해 7만3176tCO2e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와 2017년을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40%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각 춘천은 네이버의 사업 운영상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곳이다.

앞으로도 데이터센터를 통한 네이버의 탄소 배출은 늘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5세대 이동통신(5G) 활성화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한 비(非)대면 트렌드 확산은 데이터 처리량의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도 “이용자들이 과거 사진을 봤다면 최근에는 동영상을 시청하며 데이터 소비량이 느는 추세다”라며 “데이터를 쓰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데이터센터 각 세종. /네이버

특히 올해 첫 삽을 뜬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이 내년 말 완공되면 탄소배출량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 세종은 각 춘천보다 6배 이상 큰 규모로, 약 10만대 이상의 서비스를 갖춘 시설로 건립된다. 입지 선정부터 설계, 건축, 운영까지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지만,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 특징을 고려하면 완공 후 탄소배출 증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네이버 역시 내부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에 고심하고 있다. 앞으로 배출량 증가 추이에 대한 예상을 기반으로 배출권 미확보 시 배출권 구매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오는 2030년까지 누적 약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네이버는 국가 탄소배출권거래제 적용 대상 기업이다. 한국거래소 배출권거래시장에서 배출 허용량 대비 초과 탄소배출량에 대한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출렁이는 국내 배출권 가격도 네이버로서는 부담이다. 2015년 1월 1t당 8000원대였던 탄소배출권은 2019년 12월 4만90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네이버가 추산한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8월 기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당시 가격은 2만원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말 역시 2만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1만6000원대까지 내려앉긴 했지만, 등락을 거듭해온 만큼 보수적으로 이를 책정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재무제표 내 온실가스 배출 부채를 인식해 관리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온실가스 배출부채금액은 약 9억7000만원이다. 현재 매출과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경영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탄소배출량이 늘수록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PUE)는 1.09로, 이는 국내 데이터센터 평균 PUE(2.66)보다 낮은 수준이다”며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재생에너지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화를 추진한다. 이른바 ’204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 계획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에 대한 부문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전력 사용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 재생에너지 개발과 자가 발전 여건을 고려해 간접 개발과 투자를 병행하는 PPA(제3자 전력구매)도 적극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에 완공될 예정인 제2사옥은 지열과 태양광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2023년 완공 예정인 각 세종에는 친환경 외기 냉방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국가 차원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보다 10년 앞서 ‘카본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