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이래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부진과 같은 흐름이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누리던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고 있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경쟁까지 심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08만3501명으로, 전월(지난 3월) 823만6288명보다 15만2787명(1.9%) 줄었다.

넷플릭스 MAU가 400만명을 넘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1개월 단위로 감소한 적은 있었지만, 2개월 이상 연속 감소한 적은 지난 1월까지 없었다. 지난 1월 899만3785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지난 2~3월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부진은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넷플릭스가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는 398만명이었다. 업계 전망치 620만명의 절반에 그쳤고 지난해 1분기 1580만명보다 75% 감소한 수치다. 넷플릭스는 “오는 2분기엔 신규 가입자가 이보다 적은 10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주로 실내에서 소비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이용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OTT 업체들의 약진도 넷플릭스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한 디즈니+는 전 세계 1억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넷플릭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애플TV+도 지난 3월 첫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발표하고 SK텔레콤과 콘텐츠 제휴 논의를 하는 등 국내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수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넷플릭스에 없는 국내 드라마 콘텐츠 등을 내세운 토종 OTT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서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3~4월 넷플릭스 MAU가 감소할 동안 국내 2위 업체 웨이브는 지난 2월(331만명대)보다 증가한 370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3위 업체 티빙도 지난 2월(276만명대) 이후 최근 3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0년간 순탄하게 성장해왔으며 지금은 약간 흔들리는 것이다”라며 오는 하반기 반격을 예고했다. 최근엔 마블 콘텐츠 ‘베놈’ ‘스파이더맨’ 등을 보유한 할리우드 제작사 소니픽처스와 영화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어, 내년부터 5년간 영화를 독점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부상을 넷플릭스의 하락이라고만 볼 수 없다”며 “좋은 콘텐츠가 나올수록 찾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