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적의 예인선 바심호가 이란 남부 반다르 압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선박 근처를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통행을 관리하는 새 체계를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에너지 수송로를 둘러싼 긴장이 커진 가운데,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란 국영 IRIB 등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16일(현지시각) "국가 주권과 국제 무역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전문적 장치를 마련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 관리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새 체계의 적용 대상이 모든 선박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상업용 선박과 이란에 협력하는 국가들만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적대 세력과 연계된 항로는 계속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이 선박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로 비용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란은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사전 허가를 요구하는 새 통행 관리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핵심 해상로다.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약 20%가 이곳을 거치는 것으로 평가돼, 통행 제한이 현실화하면 국제 유가와 해운 보험료, 아시아 에너지 수급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서방은 이란의 통행 통제 강화가 항행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해협이 자국과 오만의 관할 수역에 걸쳐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통행 질서를 정비하는 주권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통제권 논란이 중동 정세의 새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