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규모 드론 공습에 나서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동유럽 국가들까지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을 상대로 약 800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통상적인 러시아의 드론 공습 규모인 200~300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정 이후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 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은 우크라이나 내 20개 지역을 겨냥해 이뤄졌다. 동부 하르키우와 서부 지토미르 지역에서는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스의 기반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슬로바키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도시 우즈호로드까지 타격하면서 인접 국가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를 추가 공지 때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슬로바키아 관세당국은 성명을 통해 국경 지역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헝가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서부 공습에 반발했다. 최근 출범한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정부는 주헝가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으며, 외교당국 역시 러시아의 공격을 규탄했다.
이번 대규모 공습은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잇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이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전승절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점과 맞물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조기 종전안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