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을 잇는 하늘길이 1년 새 반토막 났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을 시사한 이후 두 나라 사이 외교 마찰이 불거지면서 핵심 방문객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탓이다.

29일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국제선 정기편 하계 일정'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3월 29일~10월 24일) 일본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여객기는 1주일에 597편 운항에 그칠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전 세계 공항 슬롯(이착륙 시간) 배분 등 복잡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통상 3월 하순부터 10월 하순까지를 묶어 일찌감치 하계 시즌 운항 계획을 확정한다. 지난해 하절기 정기편은 47% 증가세를 기록하며 호황을 보였다. 597편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나 곤두박질친 수치다.

일본 하늘길 재편

반대로 중국을 뺀 인접국 항공 노선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행 노선은 주 1595편으로 22% 늘었다. 대만행 노선도 주 732.5편으로 12%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사실상 일본 여행을 가로막는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주부공항과 간사이공항은 하계 노선 운항 횟수가 1년 전보다 각각 22%, 14%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한국과 대만 여객이 몰리는 하네다공항, 후쿠오카공항은 전체 운항 편수를 늘렸다.

항공업계에서는 양국 정치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일본발 중국편 항공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주요 항공사들은 탑승률이 저조한 일본 노선을 정리하고 다른 지역으로 기수를 돌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험악해진 대외 경제 환경마저 일본 항공업계 발목을 잡고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 유가 고공행진 여파로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들은 급격한 비용 증가 부담을 겪고 있다. 일본 도쿄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나리타공항은 월 240회 이상 뜨고 내리던 중동행 항공편이 지난 3월 69회로 대폭 감소했다.

중국 외 다른 국가 항공사들도 치솟은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일본 노선 단축을 저울질하고 있어, 인바운드 관광업을 지렛대 삼아 내수를 부양하려던 일본 정부 계획에도 근본적인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