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외에 다른 업체에 제품 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황 CEO는 11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테크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 삭스 CEO와 대담 중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의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TSMC는 민첩하고 우리의 요구에 대응하는 능력은 놀랍다”면서도 “TSMC가 훌륭하기 때문에 TSMC를 사용하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다른 업체가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이고, 황 CEO 역시 “반도체 생산을 TSMC에 의존하는 것은 TSMC가 해당 분야의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은 대만에 위치한 TSMC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긴장감은 엔비디아가 주요 공급업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원인”이라고 짚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양산되는 반도체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호퍼’ 시리즈(H100·H200)와 차세대 칩인 ‘블랙웰’은 TSMC가 생산 중이다.
황 CEO는 반도체 수요가 너무 많아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황 CEO는 “(AI 칩) 수요가 너무 많다”며 “모든 업체가 가장 먼저인 동시에 최고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한된 공급으로 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칩 공급을 받지 못하는 일부 기업은 좌절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블랙웰에 대해선 “수요가 강력하다”고 했다. 황 CEO는 “우리는 기술 대부분을 자체 개발하고 있어 다른 공급업체로 주문을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변화는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사용된다. AI 개발 붐이 불면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힘입어 엔비디아의 매출과 주가는 급등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3년에만 239% 상승했고, 올해도 두 배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