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자회사와 지분 투자 기업들이 생산한 원유가 다음 달 국내에 들어온다. 중동 사태 이후 석유공사의 해외 자회사와 지분 투자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자 석유공사가 다른 지역에서 확보한 원유를 가져와 정유사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란 국적의 원유 운반선 '허비(Herby)'호가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순간,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DDG 115)함이 해상 봉쇄를 시행하는 모습. / AFP 연합뉴스

11일 정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해외 자회사인 캐나다 하베스트가 보유한 광구와 지분 투자 기업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온쇼어 광구, UAE 알 다프라(Al Dhafra)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가 오는 6~7월에 두 차례에 걸쳐 도입될 예정이다. 캐나다산 원유는 60만배럴씩 2개 물량, UAE에서 생산한 원유는 50만배럴씩 2개 물량이 1차로 들어온다.

석유공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캐나다 하베스트는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와 브리티쉬 컬롬비아 지역에서 하루에 1만9000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UAE ADNOC 온쇼어 지분율은 0.9%다. 석유공사는 GS에너지가 지난 2015년 확보한 온쇼어 지분 3% 중 30%를 지난 2020년 매입, 해당 광구 사업에 참여했다. 석유공사는 UAE ADNOC 온쇼어 광구에서 매장된 원유 중 약 2억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 밖에 석유공사는 UAE 알 다프라 광구의 지분도 30%를 갖고 있다. 해당 광구의 원유 매장량은 2억2800만배럴로 석유공사는 이 중 6800만배럴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KNOC 이글 포드 컴퍼니란 회사를 두고 있다. 석유공사는 미국 광구의 지분에 투자하기 위해 이 회사를 세웠다. KNOC 이글 포드 컴퍼니는 육상에 있는 이글포드 광구와 해상에 있는 MC21 광구 등 두 곳에 각각 23.7%, 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각각의 광구는 하루 2만4000배럴, 1만4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이다.

석유공사와 국내 정유사가 캐나다와 UAE에서 생산한 원유를 도입하는 것은 석유공사가 투자한 만큼 원유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계약에 따른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의 할당량이 많은 곳이 우선 공급 지역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해 국제 유가가 상승하자 그해 10월 UAE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 36만2000배럴을 들여와 SK에너지에 판매한 바 있다. 앞서 2013년에도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움이 북해에서 생산한 원유 30만배럴을 포함한 200만배럴을 GS칼텍스에 판매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유사가 구매하겠다고 한 물량만큼 원유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비축을 위한 물량이 아닌 만큼 앞으로 정유사의 매입 의사에 따라 향후 도입 물량도 정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