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가 만든 발사체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위성이 실린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이번 4차 발사가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민간이 주도해 우주 개발을 진행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이들 기업은 벌써부터 내년 상반기 5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참여 범위를 더욱 넓히고, 다른 형태의 위성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는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했다. 2023년 5월 25일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4차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주도하던 발사체와 차세대 중형위성 제작이 각각 한화에어로와 KAI로 이전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진정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지휘와 통제·관제는 아직 항우연 담당이다.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뉴스1

한화에어로는 이번 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을 관리하는 '체계종합기업' 역할을 맡았다. 3차 때까지만 해도 항우연의 누리호 제작·조립 등을 보조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기술을 이전받아 발사체 제작부터 조립, 운영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맡았다.

누리호에는 1~2단 로켓에 75t급 액체 엔진이 각각 4기, 1기가 장착됐는데, 75t짜리 엔진을 조립하려면 약 2400개 부품에 458개 공정을 거쳐야 한다. 누리호급 이상에 사용되는 중대형 발사체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한화에어로가 유일하다.

KAI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개발을 맡았다. KAI는 1호 개발에 참여해 시스템과 본체 기술을 이전받았고, 2호기 개발부터 위성 개발을 총괄해 왔다. 주탑재 위성은 여러 장비를 싣고 우주 실험을 직접 수행하게 된다. KAI 관계자는 "이번에 발사된 차세대 중형위성은 표준 모델로, 앞으로 다양한 임무 목적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탑재 위성에 함께 실려가는 부탑재 위성이 3차 7기에서 이번에 12기로 늘어나면서 사업성도 더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탑재 중량도 1040㎏으로 2배 증가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 맞춰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 '로켓 배송' 서비스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돼 있는 나로호./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내년 5차 발사도 카운트다운… 민간 참여 범위 넓어진다

이들 기업은 벌써 내년 6월 5차 발사, 2027년 6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4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민간 기업의 참여 범위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의 경우, 5차 발사에서는 기술 이전 습득 상황 등을 고려해 발사지휘센터(MDC) 및 발사관제센터(LCC) 등의 참여 인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4차까지는 발사 지휘와 관제, 통제를 항우연이 전담했는데, 민간에 문을 조금씩 열어주는 것이다.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와 발사운용책임자 및 LCC 일부를 제외하고 한화에어로가 모두 참여하게 된다.

4차까지는 중형 위성이 주탑재 위성이었지만, 5차부터는 초소형 위성으로 바뀐다는 점도 특징이다. 초소형 위성 군집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군집위성은 같은 궤도에 여러 위성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발사체가 한 번에 다양한 위성을 우주로 수송할 수 있다면 더욱 복합적인 우주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와 KAI 모두 초소형 위성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화에어로의 'H모델'과 KAI의 'K모델' 중 어떤 모델이 양산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5차 발사 때도 하나의 모델만 실리거나 두 모델 다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