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이차전지 업체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이를 장착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더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대전 미래기술원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플랜트를 준공했다. 약 4628㎡(1400평) 크기인 이곳에서는 고객사에 공급할 시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검증한다. SK온은 기존 목표보다 1년 빠른 2029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은 전고체 배터리를 이른 시일 내에 상용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외부 충격으로 전해질이 샐 위험이 없어 화재 가능성이 낮다.
안정성이 높아지면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와 분리막이 필요하지 않아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분리막을 없애는 대신 양극재·음극재를 더 채우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배터리 업계에선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700~800Wh/L)보다 높은 1리터(L) 당 1000와트시(Wh)의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600~900㎞를 달릴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개발이 더디게 진행 중이다.
중국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 장비 전문 기업인 우시 리드 인텔리전트 장비(Wuxi Lead Intelligent Equipment)는 이달 초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차전지 제조사인 고션 하이테크(Gotion High-Tech)는 내년에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다른 이차전지 제조사인 EVE 에너지(EVE Energy)는 중국 청두에 전고체 배터리 연구소를 열었다. CATL은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는 1995년 전후로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다. 2008년에는 차세대 배터리 연구소를 세워 정부·학계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 중으로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전기로 움직임) 시대에 대비해 리튬이온 배터리 외에도 전고체 배터리, 소금 배터리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