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부진한 삼성SDI(006400)가 북미에서 이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력 시장인 유럽 내 완성차 고객사의 배터리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북미에선 스텔란티스를 중심으로 신차 효과를 노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북미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은 올해 안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내년 1분기였던 가동 목표 시점보다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도 조기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스텔란티스 로고. /삼성SDI 제공

최근 유럽 시장 내 판매가 주춤하면서, 북미 사업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 유럽 주요 고객사인 BMW, 아우디, 리비안 대상 출하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재고가 늘고 유럽 내 탄소 배출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신규 주문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에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합작공장이 가동되면 삼성SDI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 IRA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가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공장이 위치한 인디애나주 코코모시는 스텔란티스 전동화 전략을 위한 거점 중 하나로 꼽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프리미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왜고니어s를 시작으로 내년에 지프 신차를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유럽에서 출시한 전기 SUV 어벤저는 미국에선 판매하지 않는 모델로 삼성SDI가 아닌 유럽에서 만든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왜고니어s는 올해 하반기 미국과 캐나다에 먼저 출시하고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목표 판매량은 2025년 말까지 미국에서 100만대, 글로벌 200만대다. 이후 지프는 랭글러에서 영감을 받은 두 번째 전기차 래콘을 출시하고, 2027년에는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드 체로키의 전기차까지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추진하는 합작공장 설립도 북미 판매 증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SDI는 지난 8월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총투자 금액은 총 35억달러(약 4조7653억원) 규모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된다. 생산한 배터리는 GM 전기차에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