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직원들은 뒤숭숭한 모습이다. 특히 근무지가 다른 에어부산, 에어서울 직원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 감축과 업무 환경 변화를 걱정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미국 법무부(DOJ)의 합병 심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사실상 미국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이나 일본처럼 합병을 승인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대한항공은 DOJ가 독과점 관련 소송을 걸지 않으면 합병 신청이 통과됐다고 본다.
전 세계 주요국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형태로 2년간 독립 운영 후 통합할 예정이다. 또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인 진에어(272450)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절차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진에어를 필두로 거대 LCC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에서는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다.
대한항공은 LCC를 통합해도 인위적인 인원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항공업계는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부산이 거점인 에어부산은 부산발(發) 노선 외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노선도 운영 중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국내선이나 동남아·일본 노선이 겹친다.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역시 부산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업계의 호황에도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정규직 직원 수는 감소세다.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정규직 직원은 2022년 8457명, 2023년 8066명, 2024년 7751명으로 줄었다. 에어부산 정규직 직원은 2022년 1243명, 2023년 1170명, 올해 1165명으로 줄었다. 신규 채용을 중단한 영향과 일부 직원이 다른 곳으로 이직한 영향이 겹쳤다.
직원들은 주거지에 대한 걱정도 큰 상황이다. 에어부산 직원들은 대부분 김해국제공항 근처 부산 본사에서 일하고, 에어서울 직원들은 김포국제공항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업무에 따라 서울 종로구와 공항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각 공항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합병 후 직원들이 어디에서 근무할지에 대한 여러 소문이 돌아 내부 분위기가 흉흉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