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 들어설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탈원전 폐기,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과 같다. 신한울 3·4호기는 2016년 건설 허가를 신청했으나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에서 백지화됐다가 8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안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원전 건설 허가가 난 건 2016년 6월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경상북도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부지.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5월 신울진(현 신한울) 원전 1~4호기 예정 구역 지정 고시 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력계획)에 반영될 정도로 일관되게 추진된 국가 에너지 정책사업이었다. 장기 계획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건설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무기한 중단됐다. 당시 발표된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새로운 원전의 자리는 없었다. 이후 발표된 8·9차 전력계획에서도 신한울 3·4호기는 사라졌다.

당시 전력계획에는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신규 원전도 추가로 건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7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가 폐지됐고, 2018년에는 월성원전 1호기가 멈췄다. 이어 월성원전 2~4호기, 고리원전 2~4호기 등 원전 10기가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돼 문을 닫는 계획이 담겼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한국형 원자력발전(K-원전)’을 진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2년 7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공식화하는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제10차 전력계획에도 이를 반영했다. 이어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9일 울진군에 있는 신한울 3·4호기 부지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은 국가 범죄”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하고, 원전을 수출해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