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설루션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HL만도(204320)가 업황 부진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 해외 고객사 다변화에 성공, 존재감을 키운 덕분이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는 HL만도는 하반기 중국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 이미지. / 만도 제공

HL만도의 올해 2분기 신규 수주는 약 5조3000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수주액은 약 11조5000억원으로, 연간 목표(15조1000억원)의 76% 수준이다. 지난해 HL만도는 연간 16조6000억원을 수주, 역대 최고 기록을 썼는데 올해 기록 경신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HL만도의 수주 증가는 북미 전기차 업체, 중국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업체 등과 중장기 신규 공급 계약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HL만도는 기존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에서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 현대차그룹에서 4-코너 레이더 등을 수주하기도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수요 둔화를 뜻하는 ‘캐즘’을 겪고 있다. 전기차 전문 설루션 기업을 내세우고 있는 HL만도도 이런 캐즘에 따른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HL만도의 해외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22% 늘며 가장 도드라졌고, 인도와 북미도 각각 8%, 7%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시장은 매출이 3% 감소했다. 다만 중국 현지 업체의 OEM(주문자상표부착) 매출이 31% 늘어 감소분을 상쇄했다.

지난 4월 25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베이징모터쇼.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가 신차를 발표하고 있다. / 조선비즈DB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도 개선됐다. HL만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4.2%로, 2022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4%를 넘었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대에 불과하다. 업계는 중국의 신차 수요 촉진 정책, 인도 시장 성장, 비용 절감 노력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본다.

HL만도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중국 매출 비중(전체의 24%)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HL만도의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2조원이었던 중국 매출은 오는 2028년 3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14.4%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3조7000억원을 기록한 한국 공장의 매출 규모보다 많은 것이다.

올해 2분기 HL만도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2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6.4% 늘어난 89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배순이익(지배 주주 몫에 해당하는 순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1% 감소했는데, 이는 회사가 투자한 중국 자율주행 업체 아이모션오토의 주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