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에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지난해 여행 수요 폭발로 성과급 파티를 고대하고 있다. 주요 LCC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272450) 등 주요 LCC는 올해 기본급의 약 100~200%를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연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을 기본급의 100%에서 200%로 상향한 상태다.

일러스트=손민균

LCC 업계는 2020년부터 직원 급여를 줄이고 무급휴직을 단행하며 비용절감에 나섰다. 임원들은 임금을 반납했다. 일부 직원은 각종 면허를 따거나 배달업을 병행하면서 생계를 이어왔다. 이 기간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았고 신규 채용은 끊겼다. 주요 6개 항공사를 떠난 직원은 2020년 1167명, 2021년 1189명이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LCC들은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240억원, 1698억원이었다. 매출은 기존 최대였던 2019년 1조3761억원보다 3400억원 늘었다. 진에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772억원, 1816억원으로 창립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티웨이항공 역시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티웨이항공이 작년에 1조31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0% 늘었을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532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어도 코로나 기간에 빚이 많이 쌓여 대규모 성과급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LCC 3사의 부채비율은 제주항공 473%, 티웨이항공 818%, 진에어 384%다. 올해 기재를 더 도입할 예정이라 추가 지출이 예상되고 일부 항공사는 신규 인력 채용에도 나선 상황이다.

대한항공(003490)은 코로나 기간에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최대 실적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조종사노조), 사무직 노조와 임금협상을 마쳤다. 임금총액을 3.5% 인상하고 성과급 지급 한도를 500%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는 아시아나항공(020560) 계열사는 성과급을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어서울, 에어부산(298690)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 채권단의 관리하에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의 작년 실적은 매출액 8512억원, 영업이익 1431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성과급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