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4′에 국내 대기업이 투자하고 육성한 벤처·스타트업이 참석한다. SK(034730), 포스코그룹 등 주요 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은 CES 개막을 앞두고 발표된 최고혁신상과 혁신상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에어팜)을 개발한 미드바르는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미드바르의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에어팜) 기술로 재배한 작물. /미드바르 홈페이지 캡처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4 혁신상 수상 기업 310개 중 국내 기업은 절반에 가까운 46%(143개)를 차지했다. 수상기업 요청으로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곳도 있어 최종 발표 후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고혁신상도 27개 중 8개를 국내 기업이 휩쓸었다.

CES 혁신상은 CTA가 전 세계 출품작 가운데 기술성, 디자인, 혁신성이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에 주는 상이다.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높아 기술력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고,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벤처·스타트업에는 좋은 발판이 된다.

CES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 중 벤처·스타트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혁신상 수상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CES에는 역대 최다인 598개 국내 기업이 참가했는데, 대기업·중견·중소기업(243개)보다 벤처·스타트업(355곳)이 많았다. CES에 참가한 벤처·스타트업이 28개에 그쳤던 2017년과 비교하면 1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 SK, 현대차(005380), 포스코 등 대기업이 투자·육성한 벤처·스타트업이 혁신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스코가 발굴하고 육성한 스타트업 중 한 곳은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포스코는 그룹 고유의 산학연 인프라(기반시설)에 기반한 벤처 육성 생태계인 ‘포스코 벤처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쉐코가 해양환경공단,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쉐코 아크-M을 가동해 해양 오염물질 제거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최고혁신상을 받은 미드바르는 포스코의 벤처 육성시설 ‘포항 체인지업그라운드’ 입주 기업 중 한 곳이다. 공기 중에서 작물 뿌리에 물과 영양제를 분무해 논밭 없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에어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명은 히브리어로 ‘척박한 땅’, ‘광야’라는 뜻이다. 기후변화로 농업이 어려운 사막이나 건조지역에 지속가능한 농업 설루션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미드바르는 지난해 1월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도 선발됐다. 지난 2022년 열린 ‘UAE 푸드 테크 챌린지’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탑 30 기업에 든 덕분이다. 지난달에는 UAE 현지에서 에어팜 기술검증(PoC)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약 한 달 만에 에어팜 설치부터 작물 재배, 수확까지 마쳤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 육성하는 환경 소셜벤처 쉐코는 혁신상을 받았다. 쉐코는 지난 2020년 SK이노베이션 구성원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원한 소셜벤처로 소규모 해상 누유 사고에 사용되는 소형 방제 로봇 ‘쉐코 아크-M’을 개발했다. 쉐코 아크-M은 오염물 회수, 유수(油水) 분리, 오염물 저장 등 세 가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별도 조립이 필요 없고 원격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이 배출한 스타트업은 혁신상 23개를 수상했다. C랩 중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 출신인 스튜디오랩은 인공지능(AI) 기반 커머스 콘텐츠 생성 설루션 ‘셀러캔버스’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상품 이미지를 올리면 30초 안에 상세 페이지를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