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력 강화는 주권과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분단국인 한국은 육·해·공 무기체계를 직접 개발하며 방산 역량을 쌓아 왔고,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는 국가로 거듭났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끊임없이 기존 무기체계를 개선하고 신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군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무기체계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항공 전력 현대화를 위해 지난 2013년 국내 기술로 개발을 마친 ‘수리온’이 육군 주력 헬기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산 헬기의 계보를 이을 다음 기종은 LAH(Light Armed Helicopter·소형 무장헬기)로 결정됐다. 올해 말부터 전력화할 LAH는 수리온보다 크기는 작지만 무장 능력과 네트워크전 능력, 생존성 등에서 진보한 성능을 갖춘 헬기로 평가된다.

LAH 운용 개념 영상. /KAI 제공

헬기는 목적에 따라 공격형 헬기와 기동헬기로 나뉜다. 공격형 헬기는 적군에 대한 공격과 제압을 목적으로 하며, 각종 무기체계를 활용해 지상 및 공중의 목표물을 파괴하는 데 특화됐다. 기동헬기는 주로 정찰과 수색, 인력·장비의 이동, 지원 임무 등을 주로 수행한다. LAH는 공격형 헬기에 속한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에 따르면 LAH에는 최신 항전 장비와 무장 사격통제장비가 탑재됐고, 조종 편의성과 생존성 등이 강화됐다. 1032마력의 고출력 터보샤프트 쌍발엔진(ARRIEL 2L2)이 장착돼 최대 시속 약 243㎞로 비행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약 410㎞다. 한 번 임무에 투입되면 약 2시간 20분 운용할 수 있다.

운용자 중심의 항전체계도 특징이다. LAH에는 정밀 항법 장비와 항재밍(전파방해방지) 장치가 탑재됐고, 동체 위의 메인로터와 꼬리 부분의 보조로터가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다. 또 조종사 헬멧에 통합헬멧시현장치(HMD)와 표적획득지시장치(TADS)가 장착돼 정교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임무 수행력을 높였다.

무장으로는 최대 사거리 8㎞에 달하는 국산 미사일 천검이 최대 4발 탑재되고, 20㎜ 터렛형 벌컨포 1기와 70㎜ 로켓 14발이 탑재된다. 조종사는 기체 앞부분의 탐색기를 통해 원하는 대상을 정밀 조준, 타격할 수 있다.

그래픽=정서희

KAI는 지난 2015년 방위사업청과 체계 개발사업 계약을 맺으며 LAH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앞서 수리온을 함께 개발했던 유럽의 에어버스헬리콥터(AH)와 다시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개발에 나섰다. 2022년 12월 방위사업청과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양산 단계에 있는 초도 물량 10대는 올해 12월 첫 납품을 앞두고 있다. LAH는 지난해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 ‘ADEX 2023′에서 고난도 기동 시범을 선보인 바 있다.

KAI는 에어버스로부터 LAH 양산을 위한 10년 치 분량의 핵심 부품 발주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을 안정화했다. LAH는 수십 년간 사용해 노후한 육군의 500MD 헬기와 AH-1S 코브라 공격헬기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적으로 육군은 2031년까지 5조5700억원을 투자해 LAH 약 170대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