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000120)은 “다양한 방식으로 ‘택배 쉬는 날’을 응원해 주는 고객에게 감사하며 사실을 왜곡해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택배 쉬는 날은 2020년부터 시행한 택배 종사자의 공식 휴무일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002320),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은 오는 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지정,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이 지목한 ‘일부 업체’는 쿠팡이다. 쿠팡은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노조를 중심으로 휴식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쿠팡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의 택배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고 했다. 기존 택배업체들보다 휴가가 자유로운 만큼 택배 쉬는 날이 필요 없다는 취지다.

쿠팡은 그러면서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 “일반 택배업계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 등의 설명을 보탰다.

CJ대한통운은 쿠팡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일요일과 공휴일 등 휴무 없이 365일 배송을 하는 이커머스 계열 택배사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연간 휴무일이 훨씬 많고, 동료들과 협력하면 휴가를 갈 기회를 더 만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택배기사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 일일 배송대행을 하는 용차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25만원보다 훨씬 적은 것이 통상적”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계 모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은 물론 작업시간과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수년간 진행되어 온 택배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했다.

쿠팡이 택배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택배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CJ대한통운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물량을 확보하며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