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01179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와 함께 3대 동박 기업으로 묶이는 솔루스첨단소재(336370)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용 동박인 전지박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흑자 전환이 지연되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전지박 사업에서 자리를 잡고 있어, 올해 4분기나 내년 초에는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캐나다 퀘벡주 동박 생산공장 부지 전경. /솔루스첨단소재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몇 년 동안 전지박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지박은 이차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씌우는 얇은 구리막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지박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수요는 2018년 7만5000톤(1조원 규모)에서 2025년 97만5000톤(14조3000억원 규모)으로 연평균 약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 북미 공장에서 전지박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으로, 최근 북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부터 착공 준비 중인 캐나다 1공장 전지박 캐파(CAPA, 생산능력)를 당초 계획한 연산 1.8만톤(t)에서 2.5만t으로 34%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공장은 2024년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고, 연산 3만8000톤 규모 2공장도 조만간 착공할 계획이다.

캐나다 공장 증설로 급증하는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럽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캐나다 공장의 초기 수율도 끌어올리 겠다는 목표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차전지 소재업체가 중간업체인 배터리 제조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납품하는 건 솔루스첨단소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전지박 생산능력 확대에도 계속 힘을 쏟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동박업체 중 유일하게 유럽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현재는 헝가리 1공장에서 연산 1만5000톤 규모 전지박을 생산 중인데, 하반기에 2만3000톤 규모 2공장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6년에는 6만2000톤 규모 3공장도 양산에 나설 계획으로 1~3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유럽 내 전지박 생산능력은 1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 시기가 미뤄지고 있지만,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솔루스첨단소재 매출 1011억원, 영업손실 2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7% 감소했고, 적자폭은 확대됐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전력난에 전지박 수요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2분기 적자가 심화됐다”면서도 “하반기 헝가리 2공장 양산이 본격화되면 4분기 전사 흑자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 선제적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발 빠른 고객사 확보를 위해 캐나다 공장 생산능력을 상향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지만, 조만간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며 “단기 실적 부진에도 증설에 박차를 가한다는 건 북미 신규 고객사 확보 가능성을 반증한다. 이미 부지나 공장에 필요한 투자를 완료한 상태인 만큼 향후 투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진대제 회장과 삼성전자(005930) 출신 서광벽 전 SK하이닉스(000660) 사장 2인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진 회장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020년 당시 두산그룹 전자 소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뒤 솔루스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