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아티스트들이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에 입점한다. 지난달 하이브(352820)카카오(035720), SM과 플랫폼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물이다.

14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SM은 위버스에 SM 아티스트를 입점시키기로 합의하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다. 하이브와 SM은 조만간 입점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 /SM 제공

SM 아티스트들은 당초 ‘광야클럽’이라는 이름의 팬 커뮤니티에서 활동해 왔다. 1세대 아티스트인 강타, 보아부터 4세대 에스파, 엔시티(NCT)까지 모든 아티스트들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이들 아티스트들은 활동 플랫폼을 광야클럽에서 위버스로 옮기게 됐다.

합의안에는 SM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굿즈(기획상품) 등을 ‘위버스샵’에서 유통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위버스샵은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SM 아티스트들의 유료 팬클럽 서비스 운영권도 위버스가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SM 인수전에서 발을 뺀 하이브가 이번 협업으로 충분한 반대급부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SM 아티스트들의 팬덤을 위버스로 유입할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다. 팬덤 플랫폼의 경쟁력은 입점 아티스트의 양과 질에 따라 좌우된다. 위버스는 거대한 팬덤을 지닌 SM 아티스트 10여팀이 한 번에 입점하게 되면서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 /뉴스1

SM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은 SM 입장에서도 ‘윈윈(Win-Win)’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위버스는 국내 팬덤 플랫폼 중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아티스트와 팬덤 간의 소통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하이브가 SM과의 인수합병(M&A)을 시도했을 당시 일부 SM 팬덤 사이에선 위버스샵과 실시간 라이브 서비스인 ‘위버스라이브’ 이용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SM 아티스들은 디어유(376300) ‘버블’을 통해 팬들과 프라이빗 메시지 형태로 소통하고 있는데, 이는 위버스와는 다른 형태의 팬서비스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어유는 SM 자회사가 지분 42%를 보유한 계열사로 SM과 마찬가지로 카카오 계열로 편입된다. 때문에 SM 아티스트들은 위버스와 병행해 버블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어유는 연초 엔씨소프트의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하면서 위버스와 양강구도를 그리게 됐다. 현재 유니버스에 입점했던 아티스트 36팀이 순차적으로 입점 중이다. 또한 디어유는 일본 JV를 시작으로 버블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외 아티스트 입점도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더. 양사가 입점 아티스트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위버스가 SM 아티스트들을 한 번에 들여오면서 아티스트 확보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사의 사업 구조나 수익 모델 측면에서 앨범 판매나 공연 등 기존 모델과 별개로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가 바로 플랫폼”이라며 “SM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플랫폼에 입점하게 된 것은 SM, 카카오, 하이브의 대승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