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365340)삼성SDI(006400)를 비롯한 주요 배터리 업체 관심 속에 급성장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은 일 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앞으로도 고객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시설, 연구개발(R&D) 등 투자를 늘리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성일하이텍 본사 전경. /조선DB

◇ 폐배터리로 눈길 돌리자... 삼성·SK 러브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성일하이텍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99억원으로 전년(1473억원)보다 8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9억원에서 483억원으로 185.8%(약 2.9배)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9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는데, 지난 2021년에는 8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성일하이텍은 전기자동차(EV), 휴대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포함된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포함된 유가금속(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구리) 등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전자 폐기물에서 금, 은 등 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을 해왔다. 이후 2008년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했고, 2017년 귀금속 재활용과 이차전지 재활용 부문을 아예 별도 법인으로 분할했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이차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면서, 성일하이텍이 하는 이차전지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활용되는 원료는 크게 배터리 셀 제조업체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및 불량 셀과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로 나눌 수 있다. 현재는 스크랩, 불량 셀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025년부터는 전기차 페배터리가 급증해 시장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였지만, 수요 예측 경쟁률(2269.6대 1)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례적인 수요 예측 흥행으로 공모가는 기존 시장 예상을 웃도는 5만원으로 확정됐다. 당시 IPO를 통해 성일하이텍이 조달한 자금은 약 1335억원이다.

코스닥 시장 입성 전후로 주요 배터리사 러브콜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SDI와 인연이 깊은 편인데,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는 성일하이텍 지분을 약 8.79% 보유한 3대 주주다. 삼성SDI 외에도 삼성물산(028260)(4.88%), 삼성벤처투자(0.09%)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기술을 결합한 국내 합작법인을 올해 설립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국내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첫 상업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전문기업 에코프로(086520)그룹의 창투사인 아이스퀘어벤처스는 투자 조합을 통해 일찍이 성일하이텍에 투자했다. 포항 아이스퀘어 그린테크 제1호와 아이스퀘어 ESG 제1호 조합은 각각 성일하이텍 지분을 0.12%, 0.83% 보유하고 있었는데, 상장 이후 6개월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655억 투입해 증설... 스크랩 확보가 관건

성일하이텍은 이차전지 업체들이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국내외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 만큼, 스크랩 확보를 위해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업체들은 매년 입찰로 스크랩을 매각하는데, 경쟁사 대비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다. 다만 스크랩 가격은 코발트, 니켈 등 시세에 따라 변동하는 경우가 많아 입찰 경쟁보다는 수의 계약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공장으로는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어, 최근 생산 시설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기존 군산 공장에 약 185억원 규모 추가 증설을 계획 중이고,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새만금산업단지 내 2만평이 넘는 부지를 임대해 신규 공장도 설립할 예정이다. 투자는 총 2단계로 나눠 올해 4분기까지 1491억원, 내년 2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656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중장기 해외진출 계획도 세운 상태다. 기존 해외 공장을 증설하는 것은 물론 유럽과 미국 시장 중심으로 전처리 공장과 습식제련 공장을 순차적으로 확장 설립할 예정이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2013년에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현재 중국 합작법인을 포함해 헝가리, 인도, 폴란드 등에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