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수소발전 입찰 시장 개설 물량을 1300GWh(기가와트시)로 확정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수소 발전에 착수한다. 2028년까지 누적으로 일반 수소 5200GWh, 청정수소 9500GWh 등 수소발전 전력 구매량을 총 1만4700GWh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소발전 입찰 시장 제도는 지난해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 방향’의 핵심 전략 과제다. 그간 수소발전 입찰 시장의 개설 물량은 수소 업계의 관심사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 업계 전 단계에 걸친 투자 활성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청정수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스1

7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수소발전 입찰 시장 고시 제정안’에 따르면, 산업부는 2023년~2025년까지 3개년의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물량을 확정했다. 정부의 수소발전 입찰 물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소발전 입찰은 기존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 제도(RPS)에서 수소발전을 분리해 수소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다.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을 고려해 산정된 수소발전량에 대해 수소발전사업자와 수소발전구매자가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시장이다.

정부는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발전시장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일반수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추출하는 수소를 말한다.

/전력거래소

청정수소는 수소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하지 않거나 현저히 적게 배출하는 수소를 말한다. 다만, 청정수소 발전시장에서 전력계통과 연계된 실증을 목적으로 할 때에는 일정 기간 청정수소가 아닌 수소 또는 암모니아 사용도 가능하다.

수소발전 입찰 시장 고시 제정안을 보면, 정부는 올해 2025년분 일반 수소발전 개설 물량을 1300GWh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55만0822GWh)의 0.23% 수준이다.

/자료=정부

2024년에는 2026년분 일반수소 1300GWh, 2027년분 청정수소 3500GWh를 입찰한다. 2025년에는 2027년분 일반수소 1300GWh, 2028년분 청정수소 3000GWh 물량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누적으로 일반수소 5200GWh, 청정수소 9500GWh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설비용량은 200㎿(메가와트) 기준으로 설계하면서 연료전지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그간 수소발전 입찰 시장이 없어 산업이 커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역시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 고시가 시행되면 수소발전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에 수소발전 입찰 시장 관리기관으로 전력거래소를 선정한 바 있다. 구매자별 구매량은 전기판매사업자, 구역전기사업자의 직전 연도 전력시장 내 전력거래량 비율에 따라 배분하기로 했다. 정부가 개설한 첫 수소발전 개설물량(2025년분)은 한국전력(015760)공사가 100%(1300GWh)를 구매하기로 했다.

그래픽=손민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수소발전 입찰 시장 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을 제외하고 입찰 시장에 대한 방향성을 알리는 업계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주요 대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재 삼성, SK(034730), 현대차(005380), LG(003550), 롯데, 포스코, 한화(000880), GS(078930), 현대중공업, 두산(000150), LS(006260), 코오롱(002020) 등 재계 주요 그룹이 수소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023년 입찰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면 사업자는 2년간 안정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거나 투자를 받아 시설을 구축해 2025년분 수소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며 “정부는 행정예고와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상반기 내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개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