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주행 솔루션 스타트업 ‘스프링클라우드’가 올해 7월부터 농촌, 물류센터 등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속 자율주행 배송차를 출시한다. ‘완전 무인화’를 위한 솔루션 개발을 꿈꾸고 있는 스프링클라우드는 세계 4대 라이다 기업인 이스라엘의 이노비즈와 협업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송영기 스프링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올해 7월 배송용 자율주행 모빌리티인 ‘민트 D’의 테스트를 완료하고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기 물량은 50대에서 시작해 연간 1000대로 확대한다는 것이 스프링클라우드의 계획이다.

송영기 스프링클라우드 대표./이윤정 기자

스프링클라우드는 자율주행 전용 모빌리티 플랫폼인 ‘오페라 키트(KIT)’를 운영 중이다. 공장물류, 배송, 의료, 스마트팜 및 터미널 승객운송 등 사용자의 서비스 목적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민트 D는 이 오페라 키트에 바디를 올려 만든 물류 배송 전용 자율주행차다. 시속 40㎞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전장 3380㎜, 전폭 1700㎜로 현대차(005380) 대표 소형 SUV인 ‘코나’와 비슷한 크기다. 최대 500㎏까지 짐을 실을 수 있고 4륜 구동이다.

송 대표는 “사람이 물건을 수거해 민트D에 올려두면 알아서 창고까지 운반해주기 때문에 투입 노동력과 시간, 비용 등을 모두 아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촌, 어촌 등에서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트D는 현재 40여개의 주행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데, 2027년에는 30만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갖출 것으로 송 대표는 전망했다.

스프링클라우드의 물류 배송 전용 자율주행차 '민트D'. /스프링클라우드 제공

스프링클라우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프링클라우드가 CES 2023에 참여한 것도 이노비즈가 초청한 덕분이었다. 이노비즈는 레이저를 발사해 반사된 신호로 주변을 인식하고, 수백만개의 픽셀을 활용해 3차원 이미지로 구현하는 라이다 기술을 제공한다. 스타트업이지만 폭스바겐, BMW에 기술을 공급 중인데, 이노비즈는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21년 4월부터 스프링클라우드와 협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전까지는 완성차와 자율주행 기업들이 허황된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지금은 완전 자율주행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기술과 설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완성차 업체보다는 먼저 스타트업과 협업해 기술 가능성을 검증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자율주행 시장을 한국이 선도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중심 사고’가 보다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전까지는 차량을 하드웨어 관점에서만 생각해 새로운 하드웨어가 나오면 교환하는 방식으로 정비가 됐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그 기능을 개선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도 한국 기업은 제품 위주의 설명에 치중해 있는데, 소프트웨어 중심 사고로 하루빨리 전환하지 않으면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등에 뒤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라우드는 민트D 출시와 함께 글로벌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스프링클라우드의 파트너사들이 있고 자금이 풍부한 싱가포르다. 송 대표는 “유럽, 미국에서도 스프링클라우드와 기술 개발을 함께하려는 기업들이 있다”며 “제품을 하나 더 파는 것보다는 각 기업과 파트너십을 오래 유지하며 기술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