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연말부터 중간광고가 포함된 요금제를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히고,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도 광고 도입을 위한 논의에 들어가자 광고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다. 소비 시장의 ‘큰 손’인 OTT 시청층을 상대로 광고를 할 수 있게 된 광고주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다음달 4일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다. 기존 요금제보다 4000원 저렴한 대신 1시간당 평균 4분가량의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는 15~30초 분량으로 영상 시작 전후와 중간에 삽입될 예정이다. 광고 운영은 KT(030200) 자회사 나스미디어(089600)가 독점으로 맡는다. 디즈니플러스도 12월부터 요금제를 개편한다. 기존 요금제에 광고를 붙이고,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기존 월 구독료보다 38% 비싼 새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유튜브, 네이버(NAVER(035420)) 등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형 광고 채널의 등장에 광고주들은 새 기회를 찾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다. OTT는 특정 소비층을 겨냥하는 타기팅(targeting) 광고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타기팅 광고는 광고 효과가 높다.
특히 구글과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로 광고사에 쿠키 데이터 공유를 중단하면서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OTT는 콘텐츠 추천을 위해 회원들의 기호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OTT 이용층은 소비도 활발하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최근 1년 이용자 가운데 20~40대 비율이 82.6%다. 티빙과 웨이브도 이용자 중 20~40대 비율이 80%를 넘겼다. 이 비율은 유튜브(70.4%), 페이스북(76.5%), 인스타그램(81%)보다 높다. 20~40대는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소비가 활발한 연령대이기도 하다.
한 디지털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광고는 소비력이 강한 연령대에 노출돼야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OTT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광고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TV 광고와 달리 OTT는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넷플릭스 광고가 시작되고 성공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 OTT 광고 수요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국내 OTT도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다면 광고업계 지형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광고 계약은 내년 상반기까지 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채널이 이전보다 다양해지면서 광고주가 모든 매체의 광고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워져, 앞으로 광고회사의 전문성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 영향으로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수요 위축 우려에도 디지털 광고 부문은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넷플릭스 광고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시장 역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OTT를 비롯한 디지털 광고 부문은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내 광고 시장은 2022년 15조3000억원에서 2025년까지 16조9000억원으로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3.5%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광고 시장은 향후 3년간 연평균 6% 성장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