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크게 유행하며,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이 새삼 주목받았다. 문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Form)은 보통 평균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로 정의된다. 틱톡은 영상 제작과 공유가 쉽고, 빨리 유행한다는 특성 덕분에 출시 초기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코로나19 당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숏폼의 인기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었다. ‘콘텐츠 공룡’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유튜브)은 잇달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또 이용자가 곧 소비자인 숏폼 플랫폼의 광고·홍보 효과를 주목한 많은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은 숏폼 콘텐츠 생태계를 구성하고 주도해온 플랫폼, 크리에이터 등을 만나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봤다. [편집자 주]

서원정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순이엔티

“살라카 둘라 메치카 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요정 할머니가 신데렐라를 도와주며 부르는 노래와 함께 영상에 등장한 외국인 남성이 노래 박자에 맞춰 팔 근육을 자랑한다. 이어 “오케이!” 외침과 함께 등장한 앳된 얼굴의 한국인 남성이 같은 노래를 부르며 근육질의 반전 팔뚝을 공개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회 수 1억6000만 건, 좋아요 2500만 개에 달하는 약 11초짜리 영상의 주인공은 틱토커(tiktoker·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서원정(27)씨다.

반전 영상, 이어 찍기 등으로 유명한 서씨의 인기는 실로 엄청나다. 그의 팔로어 수는 5월 31일 기준 44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틱톡 팔로어 순위 1위인 아이돌 그룹 BTS(약 5030만 명)에 이어 2위다. 다시 말해 비(非)연예인 순수 틱토커 중에서는 국내 최다 팔로어를 지녔다는 얘기다. 더 놀라운 건 서씨가 틱톡에 입문한 지 2년도 채 안 됐다는 사실이다. 서씨는 “다른 사람처럼 ‘더 멋지게, 예쁘게’보다는 그냥 ‘나답게, 재밌게’ 표현한 것이 공감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조선’은 5월 24일 서씨를 만나 틱토커로서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틱톡을 시작한 계기는. 인기 비결이 뭘까.

”대학교 4학년이었던 2020년 10월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무료함을 느끼던 차에 틱톡에서 주최하는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하며 틱톡에 발을 들였다. 인기 요인을 굳이 꼽자면 친근함, 공감할 수 있는 재미인 것 같다. 이전에는 좀 더 예쁘고, 멋지게 춤을 추거나 외모를 자랑하는 영상이 많았는데, 실수도 하고, 사고도 치고, 이상한 모습이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올린 것을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준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꾸준함이다. 매일 두 번 영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똑같은 영상을 따라 하더라도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포인트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원정맨 영상들. /틱톡

MBTI가 뭔가.

”ENFJ다. 외향적, 감성적, 계획적인 성향인데, 영상을 꾸준히, 정확한 시간에 올리는 데서 드러나는 거 같다. 하루에 영상을 두 번 올리는데, 웬만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올리려고 노력한다. 마치 편성표처럼.”

수익 구조와 월 수익도 궁금하다.

”주 수입원은 광고료와 영상 저작권료다. 월 수익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전공인 음향을 살려 취업한 1년 차 신입 직원을 가정한다면, 그 연봉보다 많이 버는 정도다.”

최근 숏폼 콘텐츠의 트렌드가 있다면.

”숏폼은 보통 10~15초짜리 영상이 많은데, 최근에는 좀 더 긴 30초~1분짜리 영상도 인기가 있는 거 같다. 짧지만 스토리가 제대로 짜인, 그리고 그게 잘 이어지는 영상이다.”

숏폼만의 장점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하면.

”숏폼은 간편하고 접근성이 좋다. 긴 영상을 찍을 때는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숏폼은 그렇지 않다. 이젠 그냥 놀 때도 ‘틱톡 챌린지 한번 찍어볼래’ 하지 않나. 그만큼 숏폼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일단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내가 틱톡을 시작했을 때보다 숏폼 콘텐츠 플랫폼과 크리에이터가 많아졌다. 진입이 어려울 수 있지만,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숏폼을 접할 수 있다. 트렌드를 잘 캐치해서 나만의 스토리와 특징, 나답게 즐기는 모습을 담아라. 그래야 본인도 꾸준히 할 수 있고, 남들이 보기에도 편안하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숏폼 콘텐츠, 놀이터에서 비즈니스로

①짧지만 확실한 행복, ‘숏확행’ 시대

②[Infographic]콘텐츠 판 흔드는 숏폼 플랫폼

Part 2. 숏폼 콘텐츠 생태계 만드는 사람들

③[Interview] 테사 라이온스-레잉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

④[Interview]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 제너럴 매니저

⑤[Interview]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⑥[Interview] 박관용 순이엔티 MCN 사업본부장

⑦[Interview]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Part 3. 전문가 제언

⑧[Interview] 호프 호너 레몬라이트 비디오 프로덕션 최고경영자(CEO)

⑨[Interview] 영국 IT 전문 저널리스트 크리스 스토켈-워커

⑩[Interview] 콘텐츠 전문 VC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