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이 들어간 일회용품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르면 내년부터는 플라스틱 재질의 물티슈 사용도 제한된다. 제지업계는 일회용품 사용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펄프 원료의 친환경 물티슈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용 규제 대상에 합성수지 재질의 일회용 물티슈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향후에는 플라스틱(폴리에스테르 40~50%)이 포함된 물티슈의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이에 그동안 친환경 포장 용기나 종이 빨대를 개발해 왔던 제지업계는 다음 먹거리로 물티슈를 선정했다. 물티슈는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야 해 대부분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에스터, 부직포 등으로 만들어진다. 물티슈는 종이와 같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기가 까다로운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원단에 플라스틱 성분이 안 들어가고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친환경 제품은 환경부의 규제 강화에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유한킴벌리가 천연펄프 원단만을 사용해 개발한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 /유한킴벌리 제공

유한킴벌리는 최근 100% 펄프 원단을 적용한 식품접객업소용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생산하는 ‘FSC 인증 펄프’를 사용했고, 45일 이내 표준물질 대비 100% 생분해가 가능하도록 개발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식품접객업소용으로 개발돼 분리배출이 가능한 1매 개별 포장을 적용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소비재)을 생산하지 않던 한솔제지(213500)는 미세 플라스틱 걱정이 없는 유아용 물티슈 제품인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를 선보였다.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는 천연 펄프와 식물에서 유래한 레이온 원단을 혼합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깨끗한나라(004540)도 천연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유아용 물티슈 ‘보솜이 천연물티슈 4종’을 출시했다. 모두 무향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지한 천연 유래 원료 99.6% 사용을 인정받았고, 독일 더마테스트에서 엑설런트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유아용인 만큼 미생물, 중금속, 유해 물질 18종, 흡입경구독성 안전성 테스트도 통과했다. 이 제품 역시 한 장씩 잘 뽑히도록 구성해 사용 편리성을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솔제지의 친환경 포장용기 ‘프로테고’ 이미지. /한솔제지 제공

제지업체들은 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포장재를 중심으로 한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특히 정부가 2018년 8월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면서 관련 업계와 협업이 활발히 이뤄졌다. 한솔제지가 배달의민족에 친환경 종이 용기를, 매일유업(267980)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폴바셋에 종이 빨대와 컵을 공급해온 것이 대표적이다.

한솔제지 외에 무림, 한국제지 등이 잇달아 친환경 포장재 등을 개발하면서 이들 업체는 한 단계 만들기 더 어려운 물티슈로 눈을 돌렸다. 업계에선 지난해 국내 물티슈 시장 규모를 3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개인위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물에 녹는 특성이 있는 펄프로 물티슈를 만드는 것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그만큼 시장을 선점하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