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 대란 등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공급망 변화에 따른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원자재 수급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7.34로 2012년 9월(138.26)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스1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슈포커스를 21일 발간했다. 중진공이 지난 1월 18~25일 중소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6%는 공급망 변화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공급망 변화 대응을 위해 ‘준비가 됐거나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18%에 불과했고, 10곳 중 7곳(69.0%)은 공급망 대응 관련 준비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생산 활동 단계는 원자재 수급 단계(53.3%)이었으며, 이어 부품 등 중간재 조달 단계 27.0%, 최종 납품단계 10.9%, 생산단계 8.8% 순으로 나타났다.

자재 조달처는 국내조달·자체생산 50.6%, 중국 24.7%, 미국 6.0%, 일본 4.4%, 유럽 3.5%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은 중국 이외에 미국(11.1%)과 일본(11.1%)의 수입 비율이, 기계 업종은 유럽 수입 비율(16.9%)이 전체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 대응을 위해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 정책자금(47.9%), 대체처 발굴(15.3%), 원자재 비축(12.7%), 신속 통관 및 물류지원(11.6%), 기술개발 지원(5.7%)을 꼽았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대금결제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중진공은 전국 현장 조직의 강점을 활용해 기업 현장 애로사항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중소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