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091810)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네 번째 유상증자를 예고한 가운데, 모회사이자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004870)의 자금 부담 우려가 나온다. 배정된 물량을 전부 소화하기엔 현금 자산이 넉넉하지 않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거나 일부 물량만 인수할 경우 지분율 희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0년 7월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티웨이홀딩스의 자금 조달 문제로 유상증자를 철회한 바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2일 보통주 50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내용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발행가는 2420원으로 총 121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 개선과 항공기 리스, 정비 등에 쓸 예정이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우리사주조합에 신주의 20%를 우선배정한다. 청약은 다음달 18일에 시작하고, 납입일은 26일이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9월과 지난해 3월에 각각 720억원, 80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1년 만에 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대한 적자가 쌓인 탓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2019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티웨이항공이 작년에도 15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기를 임차해 사용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특성상, 티웨이항공은 총 3561억원의 리스 부채를 떠안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자조차 지불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올해 안에 항공기 5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이에 따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 카드를 다시 꺼냈지만, 티웨이홀딩스의 사정도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웨이항공에 대한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은 40.92%(5817만9830주)다. 지분율대로 신주 배정이 된다면, 우리사조합 우선배정 물량을 제외하고 티웨이홀딩스가 배정받을 주식 주는 1636만8000주다. 이 물량을 전부 인수하려면 총 396억1056만원이 필요하지만, 티웨이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08억여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외부 자금조달을 하지 않는 한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0년 7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티웨이홀딩스의 참여가 저조해 철회했다. 이후 같은해 9월 티웨이항공은 7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했고, 티웨이홀딩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듬해 3월에 진행된 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으로 진행돼 참여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적자 폭을 키워오고 있는 LCC들은 최후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부산(298690)과 제주항공(089590)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각각 2271억원, 2066억원을 확보했고, 진에어도 1238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서며 급한 불을 껐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은 AK그룹, 진에어는 한진칼(180640)을 모회사로 두고 있어 최대 주주의 자금 문제로 유상증자에 실패한 적은 없다.
티웨이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거나 일부만 참여할 경우, 지분율 희석이 우려된다. 티웨이홀딩스는 2020년 9월 두 번째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지분율이 58.32%였지만, JKL파트너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받으면서 지분율 22.4%의 2대 주주로 올라섰고, 티웨이홀딩스 지분율은 40.92%로 줄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청약일까지 한 달가량 남은 만큼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계속해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에 티웨이홀딩스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