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연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안전'과 '환경'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지난 4월 창립 53주년 기념사에서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삼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며 "안전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기본 중에 기본이고, 탄소중립은 철강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포스코(POSCO)그룹은 이와 관련해 내부 ESG조직과 안전관리 조직을 강화했다. 최 회장이 취임하며 세운 경영철학 '기업시민'도 5대 목표로 고도화·세분화했다. 특히 공급사 등의 ESG경영도 독려하고 있다. ESG를 공급망 전체로 확대해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 ESG위원회 만들고 CEO 자문기구 확대… 현장 안전 조직도 개편

포스코는 올해 ESG 조직을 신설, 강화했다. 우선 지난 2월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포스코의 ESG활동 주요 정책과 이행사항을 모니터링하고, ESG 관련 리스크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외이사 3명에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했다. 위원장은 김신배 사외이사가 맡았다.

포스코는 또 CEO 직속 기업시민위원회를 기업시민 자문회의로 확대 개편했다. 안전·환경·조직문화 분야 전문가 3명을 보강해 ESG에 대한 전략 자문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안전분야 전문가로 노동부 산업안전과장 출신 문기섭 전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 환경분야 전문가로 환경경영학회장 등을 역임한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조직문화 전문가로 한국인사관리학회 회장을 맡았던 유규창 한양대 경영대학 학장이 합류했다.

기업시민 자문회의는 분기마다 열리는데, ESG 트렌드나 기업시민 활동 성과 점검, 산업안전보건 관련 이슈 대응 등을 CEO에게 제언하는 역할을 한다. ESG위원회와 기업시민 자문회의가 ESG 관련 정책을 조율, 협력해나가는 두축이 될 전망이다.

실무 영역에서도 현장 안전 관리 조직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장(철강부문장) 직속으로 '안전환경본부'를 신설했다. 현장전문가 이시우 본부장이 키를 쥐었다. 포스코의 안전보건과 환경 분야 관리체계를 근본부터 혁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안전환경본부 산하에 안전보건기획실을 만들고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그룹차원의 안전보건 체계 및 제도의 혁신을 전담 수행한다. 각 제철소 안전방재그룹도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일 포항 형산강 일원에서 조경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수소환원제철과 그린수소로 '2050 탄소중립'

포스코는 최 회장이 2018년 취임하면서 '기업시민'을 경영철학으로 세웠다. 동반성장, 저출산 롤모델 제시 등 6대 대표 사업도 진행했다. 기업시민활동이 곧 ESG 활동인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기업시민 사업들을 '기업시민 5대 브랜드'로 새롭게 구축했다. ▲Green With POSCO(함께 환경을 지키는 회사) ▲Together With POSCO(함께 거래하고 싶은 회사) ▲Challenge With POSCO(함께 성장하고 싶은 회사) ▲Life With POSCO(함께 미래를 만드는 회사) ▲Community With POSCO(지역과 함께 하는 회사) 등이다.

이 가운데 'Green With POSCO'가 시그니처(signature) 브랜드다. 포스코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활동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만든 트리톤(Triton) 어초로 바다숲을 조성하고, 임직원들이 일상 속 탄소감축 활동을 실천하는 '마이 리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소환원제철'이 핵심이다. 현재는 철강재를 생산할 때 석탄에서 발생하는 가스인 일산화탄소(CO)를 환원제로 쓴다. 이에 철강업은 최대 탄소배출 업종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국내 전체 철강산업 탄소 배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이 개발되면 탄소배출 '제로(0)'가 가능해진다.

수소환원제철은 '그린 수소'와도 맞닿아있다. 투입하는 수소와 수소환원제철 과정에 필요한 전기 생산 모두 탄소배출이 없어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40년 그린 수소 200만톤 생산, 2050년 그린 수소 500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판매 매출만 30조원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을 미래 먹거리와 연결지어 지속성을 확보한 것이다.

포스코가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 레이븐소프의 니켈광산 전경. /포스코 제공

◇ 공급사 ESG 허들 높여 동참 유도… 친환경 구매·책임광물 정책 강화

포스코그룹은 ESG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발간한 2020 기업시민보고서를 통해 "가까이는 제철소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협력사부터 멀리 원료공급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환경, 인권 및 안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파트너들과 협업해 공급망 전체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스코형 ESG 구매체계'를 구축, 시행하고 있다. ESG 관점의 공급사 선정, 친환경 구매 확대, 공급사의 ESG 정착활동 지원 등이 골자다. 우선 신규 거래 희망 공급사에 대해서는 ESG 관련 기본 자격을 심사해 진입 자격을 부여하고, 기존 공급사에 대해서는 환경관련 인증이나 ESG 관련 활동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ESG 평가 미달 시에는 개선을 유도하고 미개선시에는 공급을 제한한다.

스크랩 등 폐기 자원의 재활용을 확대하고(Recycle), 에너지 고효율 및 친환경 인증품을 구매해 온실가스나 대기오염을 저감시키며(Reduce), 자재 재사용으로 자원낭비를 최소화하는(Reuse) 등 3R 관점의 물품 사용을 도입했다. 2025년까지 친환경 구매를 현재의 2배 수준인 20억달러(약 2200억원)로 늘리고,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ESG 정착 지원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ESG의 이해, ESG 구매방침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동반성장지원단'과 '친환경컨설팅지원단' 운영을 통해 공급사들의 ESG 관련 현안 개선을 위한 지원을 지난 3월부터 이어가고 있다. 인권·분쟁·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광물을 식별하고 구매에서 배제하기 위한 '책임광물 정책'을 수립하고, 공급사가 책임광물 구매 프로세스를 준수하도록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는 또 국내기업 최초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인증제도(PosCP)'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설비·자재공급사 등 협력사가 각 사별 공정거래 관련 내부준법시스템을 구축, 평가받는 방식이다. 포스코가 참여 협력사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법무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인증하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등급평가'에 참여해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진행한다. 인증기업에는 포스코 공급사 평가 때 가점 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현재 12개 협력사가 참여하고 있고, 연말까지 PosCP 최초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