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면서 시야를 넓혀주는 디지털 사이드미러 기술이 나왔다. 얼굴이나 시선의 이동만으로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조절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25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개최한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운전자 시선 이동에 따라 사이드미러 위치를 조정하는 ADSM(Active Digital Side Mirror) 기술이 대상을 수상했다. 현대차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현대차 로보틱스비전AI팀이 25일 경기 의왕 남양연구소에서 개최된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운전자의 시선을 인식해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움직이는 기술 'ADSM'을 시연하고 있다. 영상 속 운전자가 앞뒤로 움직이자, 우측 상단의 화면에서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화면이 움직인다. /김지환 기자

ADSM는 운전자의 시선을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얼굴의 6자유도(6DoF·Degree of Freedom·6개의 운동방향)를 예측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좌우·앞뒤·위아래 움직임을 파악한 뒤 의도에 맞게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각도를 바꾸는 방식이다.

ADSM은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쓰는 고객들의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이 기술을 개발한 로보틱스비전AI팀 소속 원종하 책임 연구원은 “기존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인간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적응하기 힘들어 했다”며 “사용자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열에너지시스템개발팀 소속 김영진 연구원이 25일 경기 의왕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수소차에서 발생하는 물을 이용해 가습기를 가동하는 가습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이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올해 아이디어 페스티벌의 주제는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차 덕후들’이었다. 겨울철 히터를 켜면 건조해지는 주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소차에서 발생하는 물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가습 시스템도 나왔다. 수소차에서 발생하는 물이 가습기 모듈의 필터를 적신 뒤 이를 말리면서 습공기를 만드는 구조다.

트렁크 공간에 공기 완충장치를 설치해 짐을 안전하게 보관·운송하는 기술도 나왔다. 버튼을 누르면 완충장치 안에 공기를 주입해 에어백처럼 짐들을 잡아주는 구조다. 상용차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시험팀 소속 연구원들이 25일 경기 의왕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에 설치된 에어포켓이 부풀며 적재물을 잡아주는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현대차·기아는 임직원들의 연구개발 열정과 창의력을 장려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인 남양연구소 연구원들이 주축이 되고, 중국에 위치한 연태·상해 기술연구소 소속 연구원도 참여한다.

현대차·기아는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산타페에는 ‘양방향 멀티 콘솔’이 적용됐다. 이는 2021년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기술로, 1열 탑승자 방향뿐 아니라 2열 탑승자가 위치한 방향으로도 열리는 수납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