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를 일으키는 최대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 아닌 ‘외부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연구기관인 호주 EV 파이어세이프(EV FireSafe)가 201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주행 중인 4000만대의 전기차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기간 전기차 화재는 총 511건으로 집계됐다.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전기 충전도 되고, 기름으로도 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수치다.
EV 파이어세이프는 최근 1년간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 ‘교통사고나 도로 파편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화재’를 첫손에 꼽았다. 전체 119건이 이런 이유로 화재가 났다. 제조 과정에서의 배터리 결함(45건), 침수(28건), 외부 화재가 번진 것(22건) 등이 주요 원인 네 가지에 올랐다. 전체 51%는 제대로 된 화재 원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원인 미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기준 1년간 발생한 화재 사고의 약 15%가 충전 중에 발생했는데, 이는 1년 전(작년 6월 말) 18%보다는 감소한 것이다.
화재 발생 장소별로 보면, 외부 주차 중일 때가 173건이었고, 외부 주행 중인 경우가 15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하나 밀폐된 공간에서의 화재 발생도 117건이었다.
대부분(489건)의 경우 배터리에 불이 붙었고, 이로 인해 배터리 내부에 있는 가연성 물질이 타들어 가면서 열폭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도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