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직접 개발해 생산한다. 국내 중견 업체들과 내년까지 LFP 배터리를 개발해 이르면 2025년부터 실제품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LFP 배터리는 60Ah(암페어) 이상 용량과 300Wh(와트시)/㎏의 에너지 밀도를 목표로 한다. 현재 개발된 LFP 배터리 중 최고 성능이다. 전반적인 성능은 현재 주류 전기차에 사용되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배터리와 동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12~15Ah급 LFP 배터리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2026년 개발을 완료해 하이브리드차에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배터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데이에서는 LFP 배터리 기술 내재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개발 중인 LFP 배터리는 소형 승용, 상용차 등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미 내재화 성과가 나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한 5세대 신형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개발해 SK온이 수탁 생산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는데, 동급 기아(000270)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적용한 배터리보다 효율이 10% 이상 높았다.
현대차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삼원계 배터리보다 낮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가격이 싸다. 구조도 안정돼 화재 위험이 적다. 이 때문에 최근 보급형 전기차에 많이 사용된다.
현재 LFP 배터리는 CATL과 BYD(비야디) 등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시장에 판매하려면 중국산 배터리를 써야한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은 44억7000만달러(약 5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114.6% 증가했다.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 46억3000만달러(약 6조157억원)의 97%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