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아반떼가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2020년 4월 7세대 아반떼(CN7)가 출시된 이후 3년 만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다. 신형 아반떼는 사용자 편의를 중시한 직관적이고 깔끔한 실내, 차급 대비 준수한 서스펜션과 연비가 장점으로 다가왔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 차체는 전장(길이) 4710㎜, 전폭(차의 폭) 1825㎜, 전고(차 높이) 1420㎜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60㎜ 길어졌다. 엔트리카(생애 첫 차)에 속하는 준중형 세단답지 않게 차가 꽤 크게 느껴진다. 아반떼는 2017년까지 전장이 4570㎜로 ‘작은 차’였는데, 신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덩치를 키웠다. 신형 아반떼는 한 차급 위로 꼽히는 BMW 3시리즈(4713㎜)와 길이가 비슷하다. 2열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의 답답함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외부 디자인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가장 크다. 현대차 신차들은 그랜저와 코나처럼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일명 一자 램프)’로 통일하는데, 아반떼는 기존 헤드램프를 가다듬는 선에서 유지했다. 사납고 날카로운 헤드램프 눈매가 약간 점잖게 변했다. 양쪽 헤드램프 사이를 수평형 램프로 연결해 ‘一자 램프’의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을 일부 반영한 인상을 준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위아래로 분리했고, 범퍼 주변의 흡기구 디자인을 강조했다. 차폭이 넓어 보인다. 후면은 범퍼 디자인을 공격적으로 바꿨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는 가솔린, LPi, 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 파워트레인(동력계)으로 나뉜다. 시승차는 가솔린 모델이었다. 1.6리터(ℓ)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IVT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123마력, 최대 토크 15.7㎏f·m의 성능을 낸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특성으로 달리기 성능은 평이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도 시속 80㎞ 안팎에서부터 계기판의 속도계 눈금이 점차 더디게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는 서스펜션이 전보다 대폭 개선됐다는 느낌을 준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도로의 요철을 지날 때 엉덩이에 느껴지는 감각은 고급 세단과 비슷하다. 불쾌한 충격 없이 부드럽게 넘는다. 현대차는 “서스펜션과 차량 응답성을 개선해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정돈된 승차감을 전달하도록 했다”고 소개한다. 부분변경 모델은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그대로 쓰지만 차주의 의견을 반영해 승차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고속 영역에서도 소음을 잘 잡아내 실내가 조용한 편이다. 동급에서 흔치 않은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한 덕분이다. 이중 접합 차음유리는 스마트·모던 트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의 연비는 복합 기준 15.3㎞/ℓ(15인치 타이어 기준)다. 도심에서 13.7㎞/ℓ, 고속도로에서 17.7㎞/ℓ의 연비를 발휘한다. 고속 항속 주행에선 연비가 20㎞/ℓ도 나올 수 있다. 경쟁 차종과 비교했을 때 연료 효율이 좋은 편이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의 실내는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보기가 깔끔하고 실용성도 높다. 중앙 센터패시아 주변에 있는 익숙한 물리적 버튼은 운전의 직관성을 높여 준다. 기어노브(기어를 바꾸는 손잡이)는 너무 구식 디자인이라 아쉽고, 기어노브 오른쪽에 위치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손잡이는 운전자 중심 콕핏(조종석)을 표현한 듯하지만 좀 어색하게 보인다.

현대차 아반떼. /고성민 기자

신형 아반떼의 가격은 가솔린 1.6 모델 기준 트림별로 ▲스마트 1960만원 ▲모던 2256만원 ▲인스퍼레이션 2671만원이다. 최저가 트림 가격을 간신히 2000만원 아래로 맞췄는데,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가격이 꽤 올랐다는 점은 아쉽다. 전보다 스마트 트림은 94만원, 모던 113만원,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156만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