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내년에 출시하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막내 ‘iX1′은 차체가 한 체급 위인 ‘iX3′보다 실내 공간이 더 넓다. 두 차가 개발된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최근 ‘iX1 xDrive30′에 대한 환경부 배출·소음 인증 작업을 완료했다. 배출·소음 인증은 신차 출시 이전에 국내에서 반드시 밟아야 하는 절차로, iX1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iX1은 엔트리급 소형 SUV다. 전장(차 길이) 4500㎜, 전폭(차의 폭) 1845㎜, 전고(차 높이) 1642㎜다. iX1보다 차체가 한 단계 큰 모델은 작년에 출시된 iX3다. iX3는 전장 4735㎜, 전폭 1890㎜, 전고 1670㎜다. 외형은 iX3가 크지만, 실내 공간은 iX1이 더 넓다. iX1은 iX3보다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이 21㎜ 길고, 운전자가 앞좌석 시트에 앉았을 때 엉덩이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36㎜ 높다. 운전자 무릎에서 바닥까지 길이도 2㎜ 길다.
이는 두 차가 생산되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BMW는 크게 두 가지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iX1은 FAAR 플랫폼, iX3는 CLAR 플랫폼에서 개발됐다.
FAAR 플랫폼은 BMW 1시리즈, 2시리즈, X1, 미니 등에 적용되는 전륜구동·소형차 전용 플랫폼이다. 차체가 작은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넉넉한 실내 공간에 초점을 둔 플랫폼이다. 반면 CLAR 플랫폼은 BMW 3시리즈부터 7시리즈까지 중형 이상 차체 자동차에 폭넓게 쓰이는 후륜구동 플랫폼이다. 후륜구동은 엔진과 후륜 축을 연결하는 부품이 필요해 전륜구동 대비 실내 공간이 좁지만, 무게를 이상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 주행 성능 확보에는 더 유리하다.
FAAR 플랫폼과 CLAR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니다. 내연기관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등에 모두 적용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현대차(005380)그룹은 E-GMP, 폭스바겐그룹은 MEB, GM그룹은 얼티엄 등을 개발해 이용 중인데, BMW그룹은 혼류 생산의 이점이 크다고 보고 있다. BMW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뉴 클래스)’도 주로 전기차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게끔 할 방침이다.
BMW는 내년 열리는 ‘CES 2023′에서 노이에 클라세 플랫폼의 세부적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원통형 배터리 셀을 탑재하고, 2025년 이후 양산차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시리즈 세단 전기차와 향후 개발될 iX3에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