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사내벤처가 전기 유모차 시장에 도전한다.

19일 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내벤처 ‘모빌스위치’는 오는 6월 중 전기 유모차 시제품을 생산하고, 최적화를 거쳐 내년 중 전기 유모차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전기 유모차는 모터 힘을 통해 부모가 오르막길을 손쉽게 오르도록 돕는다. 내리막길에선 유모차가 미끄러지지 않게 보조한다. 자동차의 오토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멈춰있는 기능) 기능을 유모차에 도입하면, 부모가 내리막길에서 실수로 유모차를 놓치더라도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독일의 카시트·유모차 브랜드 싸이벡스의 전기 유모차 ‘싸이벡스 e-프리암’의 모습. /싸이벡스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는 2019년에 비슷한 기술을 선보인 적이 있다. 보쉬는 스웨덴 유모차 제조기업 에말준가(Emmaljunga)와 협업해 에말준가 유모차에 ‘보쉬 e스트롤러 시스템’을 도입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부모가 유모차 핸들에서 손을 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도록 했고,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활용한 유모차 잠금, 유모차를 활용한 스마트폰 충전 등 기능도 도입했다. 최대 속도는 15㎞다.

그러나 이 모델은 끝내 상용화되지 못했다. 당초 2020년 초부터 판매 예정이었으나 전기모터를 탑재한 비싼 유모차가 스웨덴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작년 말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전기 유모차는 현재 국내와 해외 모두 보편화되지 않았다. 전기 유모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데, 국내 브랜드는 ‘디트로네(D.THRONE)’, 해외 브랜드는 독일의 카시트·유모차 브랜드 ‘싸이벡스(Cybex)’가 비교적 유명하다.

전기 유모차가 보편화되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다. 일반 유모차에 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 장비가 추가되는 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디트로네MI 전동유모차는 368만원으로 일반 디럭스 유모차(89만원) 대비 280만원가량 비싸다. 싸이벡스 역시 전기 유모차 ‘싸이벡스 e-프리암’이 1250유로(약 167만원)로 일반 ‘싸이벡스 프리암’(850유로·113만원)보다 54만원가량 비싸다. e-프리암은 프리암을 기반으로 전동화한 전기 유모차 모델이다.

아울러 자주 충전해줘야 하고, 기본 무게는 더 나간다는 점도 단점이다. 일반 유모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트렁크에 실을 경우 힘이 더 들기도 한다.

모빌스위치 측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처럼, 전동유모차 역시 유모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아이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스마트한 쉼터로 변화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동차를 만들던 기술로 아이와 가족들을 위한 모빌리티를 만들겠다. 5분이면 갈 거리도 아이와 함께 나가면 10분, 15분이 걸린다. 부모들이 겪는 이동성 감소 문제를 모빌리티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