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기차 보조금 접수를 시작한 서울시에서 하루 만에 일반 대상 보조금 신청 물량의 절반 이상이 소진됐다.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지난주에 보조금 접수를 시작했고 이미 마감된 곳들이 많아 하반기에도 보조금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4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우선순위와 법인·기관 등의 보조금 지급 물량을 제외한 일반 대상 물량 3000대 중 1671대가 접수 완료됐다. 택시 대상 보조금은 지급 대수인 1500대를 훌쩍 넘겨 3141대가 접수됐다. 서울시 전기차 담당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신 빠르게 접수가 이뤄지고 있어 상반기 물량 마감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3일까지 신청된 접수 건은 대부분 3개월 내 출고가 확실한 물량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기차 보조금을 접수순이 아닌 실제 출고 순으로 지급하는데, 보조금 신청서를 접수한 뒤 3개월 내 출고가 이뤄져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달라진 환경부 정책에따라 7월부터는 하반기 보조금 접수가 시작될 예정인데, 서울시의 경우 하반기 지급 대수는 상반기보다 많은 9000대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가 친환경차를 이용하는 택시사업자에게도 올해 보조금을 최대 1200만원까지 지급하고 수혜 범위를 지난해보다 5배 많은 3000대로 늘리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서울시 택시정책팀은 올해 신청 건수가 많을 것을 예상하고 오는 9일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15일 컴퓨터 전산 추첨방식을 통해 보조금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3일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 중 30곳 이상에서 일반대상 보조금 물량이 마감됐다. 아직 마감되지 않은 지역도 대부분 접수건이 한계에 달해 사실상 전국 상반기 보조금 물량은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 일반 승용차를 대상으로 상반기 170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북 전주에서는 지급 대수의 4배가 넘는 692대에 대한 신청이 몰리기도 했다.
정부는 국내 친환경차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대당 보조금액을 줄이고 지급대수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지만 보조금 쟁탈전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매년 주행거리나 편의사양이 더 강화된 전기차가 브랜드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10만439대로 전년(4만6718대)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7월 말에서 8월 초에 접수를 시작하는 하반기 보조금은 지급 기간이 긴 만큼 지급 대수가 상반기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급 대수는 늘지만, 주요 전기차들이 6월 이후에 출시가 예정돼 있어 하반기에도 보조금 전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차(005380)의 첫 전용 전기세단 아이오닉 6와 기아(000270)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 폭스바겐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세단 EQE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