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이르면 내년 일본 시장 재진출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다소 늦다고 평가된 일본 업체와 직접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지 13년 만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전동화 물결은 자동차 산업에 온 100년 만의 ‘기회’”라며 “선진 시장이면서도 가장 엄격한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는 것을 신중하게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진출 준비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조선일보 DB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승용차 시장에서는 2009년 철수했다. 현대차가 일본에 진출한 동안 판매한 자동차는 1만5000여대에 불과하다. 판매 시장에서는 철수했지만, 지금도 일본 도로에 700대 정도의 현대차가 달리고 있어 정비 등 관리는 지속하고 있다.

장 사장은 현대차가 일본에 진출하면 전기차와 수소차 중심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가 스포츠유틸리티수소차 ‘넥쏘’와 크로스오버전기차 ‘아이오닉 5′를 내놓는 등 과거보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일본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전기차 모델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7만7000여대를 리콜하며 원인 파악을 끝냈다”며 “화재나 충돌에서 안전성을 확보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실시간 배터리 상태 파악을 위한 통신 인프라 확보를 토대로 일본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일본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추세도 현대차가 재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장 사장은 “최근 일본에서 환경에 대한 배려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상품 선택에서 개인의 가치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고 있는 지금이 재진출을 위한 시기상 적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