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탕정과 천안 불당을 가로막던 장벽이 마침내 사라진다. 두 지역을 직선으로 잇는 연결 도로가 올해 상반기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다리 하나로 사실상 하나의 도시로 묶이는 이른바 '단일 생활권' 프리미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연결 도로와 인접한 탕정 일대에 올 상반기 신규 분양도 이어져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산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산 탕정면과 천안 불당동을 연결하는 과선교(跨線橋·철로 등을 건너가도록 만든 다리)가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치는 불당지구 서쪽 끝자락과 맞닿은 아산시 탕정면 동산리 일원이다. 아산시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아산시 고시 제2024-313호)'를 통해 행정 절차를 마쳤고, 마침내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번 과선교는 길이 약 110m 규모로 KTX·SRT가 지나는 철도 위를 가로지른다. 그동안 아산 탕정 주민들은 불당동으로 가기 위해 우회해서 진입하는 등 불편을 겪었지만, 과선교가 개통되면 탕정에서 불당지구 중심부까지 우회 없이 한번에 진입이 가능해진다.
◆ 학원가·삼성 직주근접... 불당의 가치를 탕정에서 누린다
이 도로의 착공 소식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자녀 교육'과 '직주근접'이라는 부동산 핵심 가치를 탕정 지역이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어서다.
가장 큰 수혜는 교육 환경의 통합이다. 충청남도교육청의 '2024년 학원 및 교습소 현황'에 따르면, 불당동에 등록된 학원 수는 총 449곳에 달한다. 유명 대형 어학원부터 각종 입시, 영재교육, 예체능 등이 모두 밀집해 있어 '천안의 대치동'으로 불린다. 과선교가 뚫리면 탕정의 입주민들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교육 인프라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게 된다. 또한 불당지구 내 자리한 병원, 식당, 카페 등 편의시설 이용도 용이해진다.
과선교 개통으로 직주근접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다리를 건너 이어지는 번영로를 타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비롯해 천안제2일반산업단지를 오가는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복합환승센터로 개발 중인 KTX천안아산역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 '길 뚫리는 곳에 수요 몰린다'... 수혜 단지 선점 경쟁 예고
도로 개통이라는 대형 호재에 발맞춰 일대 부동산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과선교 서쪽 일대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특히 과선교와 인접해 불당 생활권 편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될 '아산탕정2 도시개발사업'과 '아산센트럴시티 도시개발구역'에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시선이 쏠린다.
먼저 아산탕정2 도시개발사업은 약 357만㎡ 부지에 2만1,000가구(약 4만6,000명)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3기 신도시인 경기 부천대장지구(약 344만㎡)와 맞먹는 면적으로, 중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며, 아산시는 2026년 착공, 2029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아산신도시센트럴시티 도시개발사업도 속도를 내며 아파트 공급을 진행중이며, 올 3월 '아산탕정자이 메트로시티(A3블록)' 1,63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앞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아산탕정자이 퍼스트시티(A1블록)'와 '아산탕정자이 센트럴시티(A2블록)'에 이은 세 번째 공급 물량이다. 앞선 단지들과 합쳐 총 3,673가구의 매머드급 '자이 브랜드 타운'을 이루게 된다. 단지 이름 역시 광역 도시권을 뜻하는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준말인 '메트로(Metro)'를 사용했으며, 이는 단순한 주거 단지를 넘어 도시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 거대한 공간을 이루겠다는 포부가 내포되어 있다.
◆ 과선교로 중부권 메가시티 조성도 속도 예고
시장에서는 이번 도로 연결이 두 지역 집값의 '키 맞추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불당지구 시세를 리딩하는 '천안불당 지웰더샵(2016년 입주)' 전용면적 84㎡는 8억5,000만원 내외에서 실거래되고 있으며, 역대 최고가는 9억8,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과선교로 인해 천안과 아산이 실질적인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는 '중부권 메가시티' 조성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아산탕정2 도시개발사업이 조성되면 1990년대부터 계획되었던 아산신도시의 큰 그림이 마침내 완성단계에 돌입하고, 불당과 이어지는 대규모 도시가 완성되게 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불당지구는 입지가 우수하지만 입주 10년 차를 넘기며 노후화가 진행 중이라 신축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이라며 "도로가 연결되면 불당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새 아파트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탕정 내 신규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며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