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344820)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으나 베트남 관세라는 걸림돌을 만났다. 대량 물량을 본격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로 흔들리는 사이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잠재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6일 판유리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산 무색 플로트 유리에 대해 잠정 반덤핑 관세(약 15~40%)를 적용하고 있다. 반덤핑 관세는 외국 기업이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때 부과하는 관세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120일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확정 관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KCC글라스는 2021년부터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법인과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KCC의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연간 43만8000톤의 판유리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필리핀·베트남·호주 등 다른 국가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베트남 정부 관세 적용을 받는 플로트 유리는 건축용 판유리의 기초 소재다.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40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손실은 630억원에 달했다. 기존 재고 자산에 대한 평가 손실을 회계상 반영해 실적도 악화했다. 2024년에도 약 2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중국 업체들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현지 시장 장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통상 환경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산 저가 유리가 베트남 시장에 대거 유입되자 베트남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베트남 정부는 세금을 걷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국 유리 산업 보호를 이유로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KCC글라스의 계획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현재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로 매출 규모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잠재적인 변수가 맞고 거래처를 확보해 수출하면 제대로 따져봐야 하지만 지금은 직접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중국·말레이시아산 플로트 유리에 대한 반덤핑·상계 관세 부과 절차도 최종 단계에 접어들면서 향후 변수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산은 직접적인 조사 대상은 아니지만, 중국·말레이시아산에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 물량이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 KCC글라스의 신규 시장 개척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플로트 유리 시장은 각국의 무역 규제와 공급 흐름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유리 공급망이 재조정되면서 수출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생산 거점을 운영하는 KCC글라스 역시 이런 변화 속에서 시장 전략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동남아에서는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반면, 북미에서는 일부 대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