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옷장 정리 한 번 해보세요. ‘당근’에 올릴 필요도 없이 알아서 팔아주니 얼마나 편한데요.”
중고 브랜드 의류를 거래할 수 있는 ‘차란’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차란 운영사인 마인이스는 올해 4월 알토스벤처스,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딜리버리히어로벤처스, 하나벤처스 등으로부터 중고 의류에 대한 인식 변화 등 사업 유망성을 인정받아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곳이었다.
앱으로 수거 신청을 하면, 차란 백이 오고 여기에 브랜드 옷을 담아 내놓기만 하면 수거, 클리닝, 촬영, 상품 정보 게재, 판매가 책정, 배송까지 전 과정을 대행해준다. 당근으로 하려면, 모두 직접 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다. 귀찮은 것을 싫어해 묵힌 옷들을 쌓아놓고 사는 이들에겐 구미가 당길 서비스였다.
지난 6월 차란 앱을 깔고 수거 신청을 하니 19일 차란 백이 도착했다. 두세 번 입어 상태가 좋은 브랜드 의류 8개를 담아 문 앞에 두니 다음 날인 20일 이를 수거해 갔다. 수거일은 선택할 수 있다.
7월 1일 상태가 좋지 않아 판매가 어렵다는 1개 원피스를 제외하고, 7개의 상품화 과정이 끝났다고 알림이 왔다. 신청부터 상품화까지 대략 2주가 소요됐다. 실측 사이즈부터 상품 컨디션(상태), 주요 소재까지 꼼꼼하게 검수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차란이 매긴 추천 판매가는 조정할 수 있다. 상품 설명을 달아 잠재 구매자에게 적극 어필할 수도 있다. ‘딱 한 번 입은 새 옷’ ‘연예인 누가 입은 옷’과 같은 식이다.
추천 판매가는 상태에 따라 정가 대비 60~80% 선에서 매겨졌는데, 총 90일간의 위탁 판매 기간 서서히 내려갔다.
23일 현재 7개 옷 중 재킷 2개만 판매되고, 5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판매 성적표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요즘 인기가 좋은 브랜드가 회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인이스에 따르면, 차란 앱에 매일 평균 1000벌의 옷이 신규 등록되고, 최근 3개월 동안 판매된 비율은 평균 70%일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고 한다.
9월 말까지 판매가 남아있지만, 2개 옷이 초반인 7월 20일, 7월 24일에 거래가 완료된 것을 고려하면 판매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까지 재킷 2개를 팔아 손에 쥔 돈은 1만7150원. 각각 2만6000원, 2만300원에 팔았으나 차란 측 위탁 수수료를 제외하니 절반도 못 챙겼다. 5만원 미만으로 판매될 경우 위탁수수료는 50~80%에 이른다. 판매되지 않은 의류는 기부하거나 배송비를 내고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 서비스 론칭 1년 데이터를 공개한 차란에 따르면, 7월 기준 누적 이용자 수는 32만명, 전체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중고 의류 거래에 거부감이 없는 MZ세대(15~34세)였다. 가장 많이 판매한 이용자는 15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가장 많이 산 이용자는 4000만원을 썼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중고 옷을 팔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빠르게 챙기는 데는 당근이, 편리하게 옷장을 정리하려는 목적이라면 차란이 각각 좋은 선택지였다.
판매자 입장에서 차란을 이용했지만, 이처럼 꼼꼼한 검수와 저렴한 가격으로 클리닝까지 마친 옷을 받아볼 수 있다면 구매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는 “기존에 중고의류 거래에 있어서 불편했던 절차, 과정을 차란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판매자는 물론, 구매자의 만족도까지 충족시키는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 의류 라인에서 나아가 잡화 카테고리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해 더 많은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