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시후가 불륜 주선 논란을 딛고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 영화 '신의 악단'으로 '7번방의 선물'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도 녹일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8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신의 악단'(감독 김형협, 배급 CJ CGV, 제작 스튜디오타겟)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형협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시후, 정진운, 태항호, 장지건, 한정완, 문경민, 고혜진, 최선자, 서동원, 강승완, 신한결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의 악단'은 북한에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이 창설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영화다. 특히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사랑후애'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로 기대를 모으는 박시후가 냉철한 보위부 장교에서 가짜 찬양단을 이끄는 지휘자로 변신한다. 또한 정진운이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원칙주의자 장교로 분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태항호, 서동원, 장지건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들과 문경민, 최선자 등 관록의 중견 배우들이 '가짜 찬양단' 멤버로 합류해, 환상의 티키타카와 가슴 뭉클한 감동의 앙상블을 완성했다.
이 밖에도 영화는 몽골과 헝가리를 오가는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완성된 압도적인 스케일과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가짜'로 시작된 이들의 연주가 어떻게 '진짜' 하모니로 거듭나는지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아빠는 딸'로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김형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차가운 이념의 벽을 허무는 뜨거운 휴머니즘을 전할 예정이다.
김형협 감독은 "종교의 자유가 없다고 알려진 북한을 배경 삼아 악단을 만드는 아이러니를 보여드린다"라며 "고(故) 김황성 작가님이 원작을 쓰셨다. 아시다시피 작가님은 ‘7번방의 선물’을 통해 교도소라는 공간의 아이러니를 찾아내시고 인간애를 뽑아내신 작가님이다. 이번에도 북한을 배경으로 찬양단이라는 설정을 갖고 궁극적으로 보여드리려는 것은 인간의 본질, 마음 속 사랑을 보여드리려 한다. 그것을 휴먼드라마로 풀어낸 영화가 ‘신의 악단’"이라고 소개했다.
다양한 캐릭터와 캐스팅에 대해 그는 "12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줘야 하는 영화다. 처음에 프리 단게부터 캐스팅에 신경을 많이 썼다. 100쪽 되는 배우 리스트를 갖고 제작진과 같이 일주일 넘게 계속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역할에 맞는 배우들이 누가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보시다시피 훌륭한 배우들이 참여를 해주셔서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박시후는 10년 만에 영화에 복귀하는 이유에 대해 "작품의 힘에 끌렸다.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다. 역할에 대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악단들과 교류를 하면서 변해가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박시후는 지난 8월부터 SNS를 중심으로 불거진 가정파탄 루머에 법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이 자리는 그의 논란 후 첫 공식석상으로 주목받은 터다. 박시후는 "영화 제작보고회가 저에게는 15년 만이다. 제작보고회를 통해서 제 개인적인 언급을 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큰 만감이 교차한다. 여기 계신 감독님과 배우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다만 작품을 위해서 말씀드리자면, 보도자료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명백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법의 심판에 맡기겠다. 많은 이해와 양해 부탁드린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당부했다.
또한 그는 "영화 촬영이 15년 만이다. 영화 촬영장이 그리웠다. 그런 와중에 ‘신의 악단’을 만나고 작품의 힘에 끌려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영하 30도, 40도 되는 추위 속에서도 우리 배우 분들과 모두 한 힘으로 똘똘 뭉쳐서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현장에서 촬영했다. 아마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분들이 가슴이 따뜻해지실 것 같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와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정진운은 "직급을 떠나서 경쟁을 해야 제가 사는 관계다. 긴장감 있는 텐션을 유지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저희 환경이 굉장히 힘들었다. 영하 40도 가까이 되는 현장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자꾸만 전우애가 생겼다. 그 점에 저희가 친해진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중심을 잡아주셔서 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예능에서도 활약해온 태항호는 악단장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그는 "따뜻하고, 주위를 많이 배려하는 역할"이라며 웃었다. 이어 장지건은 가짜 부흥회 연습 순서를 제가 정하자고 할 만큼 악단 내에서 제가 실무적인 것을 맡고 있다"라며 행동대장을 자부했다.
한정완은 "극 중 만수가 남조선 트로트를 눈치 없이 부르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저는 눈치가 있다"라며 실제로 극 중 소화했던 가수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를 기타 라이브와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시후는 "현장에서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정진운은 "제 입장에선 잘 받아주셔서 응석도 부리고 했다. 저 역시 너무나 재미있게 투정도 부리고 장난도 쳤다"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감독은 "많은 곡들이 나오는데 임영웅 씨의 ‘사랑은 늘 도망가’는 제목처럼 영화 안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스포일러하기는 조금 그런데 주인공을 변화시키는 곡이기도 하다. 그 곡이 단순히 명성을 떠나 의미를 가진 곡이다.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 한정완 배우랑 이야기를 많이 했고 훌륭하게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캐릭터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곡으로 극 중에서 잘 활용이 돼있다.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어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임영웅 팬들의 기대감을 더하기도.
더불어 북한 사투리 연기에 대해 그는 "많이 만나뵀다. 북에서 오신 분들을 특히. 저희 각색을 해주신 선생님이 계시는데 실제로 북한 보위부 출신이시다. 현장에서 계속 같이 저희랑 함께 하시면서 배우들 사투리 지도도 해주셨다. 배우마다 출신도 달라서 그에 맞는 사투리 지도를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정진운은 "사투리 연기도 있지만 북한 군인이어야 하기 때문에 행동가짐에도 차이가 컸다. 선생님께 지도를 받으면서 이 정도 되는 위치의 북한 군인은 이렇게 행동한다를 디테일하게 배워봤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끝으로 최선자 배우는 "제가 센 역할을 많이 했는데 북한에 관한 작품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제가 김일성 부인 역할도 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는 데에는 정말 사실성과 진실성이 있지 않으면 남북한의 아픔이나 전세계 하나 뿐인 분단의 아픔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 이북 사람들은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말 한 마디가 중요했다. 그 진심을 담으려 사투리를 흉내내기 보다 삶, 한 맺힌 삶을 어떻게 웃음소리지만 애환이 담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런데 단원들이 사투리르 너무 잘해서 찍 소리 못하고 내 마음의 소원만 갖고 했다. 이 작품은 온 세계가 봐줬으면 한다. 대한민국이 무엇인지 봐줬으면 좋겠다. 이북에 사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해줬다. 그 마음으로 보고 나눠달라"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신의 악단'은 오는 31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
[사진] OSEN 박준형 기자.
[OSEN=용산, 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