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업계가 고물가와 소비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치킨이 배달·포장에 적합한 대표 메뉴로 자리 잡은 데다, 여러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메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지난해 매출 6147억원, 영업이익 16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22.9% 증가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연 매출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Q도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278억원을 기록해 전년(5061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전년 857억원 대비 19.4% 감소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매출은 4963억원으로 전년 4565억원보다 8.7% 늘었다.
중위권 브랜드들도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굽네치킨은 지난해 매출 2395억원을 기록했고, 60계치킨은 15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푸라닭은 1364억원, 노랑통닭은 1335억원, 처갓집양념치킨은 12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 브랜드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성장세는 외식업 전반의 흐름과 대조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5년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산업 매출지수는 73.84로 전년보다 1.77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는 사업자가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는 사업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고물가도 외식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으로 처음 1만원을 넘었다. 냉면은 1만2538원, 비빔밥은 1만1615원, 삼계탕은 1만8154원으로 주요 외식 메뉴 상당수가 1만원대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치킨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큰 메뉴로 꼽힌다. 한 마리 가격만 놓고 보면 저렴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체감 단가가 낮다. 가족 식사, 야식, 스포츠 관람, 직장 모임 등 소비 상황도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비 부담이 커질수록 소비자는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기보다 이미 맛과 품질을 알고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치킨 프랜차이즈가 이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했다. 실패 가능성이 낮은 익숙한 브랜드 메뉴가 오히려 강점을 갖는다는 것이다.
치킨은 배달 외식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크다. 면류나 국물류와 달리 이동 중 품질 저하가 상대적으로 적고, 홀·배달·포장 판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조리 방식과 원재료가 표준화돼 있어 매장 간 품질 편차도 비교적 작다.
◇ 원가 부담은 계속 커져
주요 브랜드들은 신메뉴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계속 끌어내고 있다. bhc는 기존 인기 메뉴인 '뿌링클'에 이어 지난해 '콰삭킹'과 '스윗칠리킹' 등을 선보이며 매출을 키웠다. 콰삭킹은 출시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 700만개를 기록했고, 스윗칠리킹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신메뉴 전략은 메뉴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별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라며 "최근에는 소스, 조리 방식, 포장 이미지, 사이드 메뉴, 브랜드 경험까지 고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세분화됐다"라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치킨 프랜차이즈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식 치킨은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한식진흥원의 '2025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가 최근 1년 동안 가장 자주 먹은 한식은 한국식 치킨이 28.3%로 1위를 기록했다. 향후 취식 의향이 있는 한식 메뉴에서도 한국식 치킨은 22.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의 성장세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닭고기와 식용유, 포장재, 인건비, 배달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탄탄하지만 원가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매출 규모보다 원재료 가격, 배달 수수료, 인건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실적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