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이 라면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스낵을 앞세운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라면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누룽지팝. /농심 제공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비전 2030'을 선포하며 라면과 스낵을 양대 축으로 하는 '듀얼코어' 전략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 3조5143억원, 영업이익 183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 매출은 2조4542억원이다. 국내에서 라면 매출은 1조6378억원, 스낵 매출은 4251억원이다. 내수에서 라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하는 반면 스낵 매출은 17% 수준에 그친다.

농심이 비전2030을 선포한 것은 그동안 농심의 성장을 라면이 견인해 왔다면, 앞으로는 스낵 사업의 규모를 키워 실적을 함께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심은 스낵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바나나킥' 이후 50년 만에 '킥 시리즈' 신제품인 '메론킥'을 출시했다. 이어 8월에는 '와사비 새우깡'을 선보이며 기존 히트 브랜드의 변주를 시도했다.

이 밖에도 '먹태깡 고추장마요맛', '크레오파트라' 3종, '포테토칩 K-양념치킨맛' 등을 출시했으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누룽지팝'을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확장했다. 농심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9종의 스낵 신제품을 출시했다.

농심 바나나킥과 메론킥 이미지./농심 제공

올해 들어서도 신제품 출시는 이어지고 있다. 1월에는 '바삭츄리 고튀'를 출시했고, 3월에는 교촌과 협업한 '포테토칩 교촌간장치킨맛'을 선보였다.

또 '피치킥', '모카킥', '요거킥', '포도킥', '레몬킥', '블루베리킥', '밀크킥', '애망킥' 등 '킥 시리즈'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상표 출원이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신규 제품 개발과 라인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농심은 스낵 사업의 성장 기반을 해외 시장에서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빵부장'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자체 생산·판매 체계를 구축해 현지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해 판매망을 넓혔다. 이와 함께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 등 중남미 시장으로도 제품군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스낵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스낵 시장 규모는 6800억달러(약 1023조원)에 달한다. 작년은 7000억달러(약 1054조원)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유로모니터는 '2024년 글로벌 스낵 시장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간편한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각국에서 과자, 초콜릿 등 스낵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성인 6명 중 1명(17%), 영국과 브라질에서는 성인 8명 중 1명(13%)이 각각 스낵으로 식사를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홍콩에서는 스낵으로 식사한다는 비율이 2023년 6%에서 2024년 11%로 5%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싱가포르에서는 8%에서 11%로 높아졌다. 한국은 2023년과 2024년 모두 13%로 집계됐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적극적인 해외 매출 확대 전략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뉴욕 JFK 공항 푸드 코트에 신라면 분식 매장을 오픈하며 신라면, 신라면 툼바, 신라면 블랙, 순라면(비건 라면) 등 라면 제품과 바나나킥, 새우깡 등 스낵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