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물량 부족으로 일부 전통주 양조장에 쌀 공급이 중단됐다. 양조장 측은 거래하고 있던 농협에서 쌀이 부족해 공급할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협은 그런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국회 질의에도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파주·강원 횡성 등 지역 농협(미곡처리장(RPC) 포함)이 쌀 부족 사태를 이유로 관내 양조장에 원료곡(쌀) 공급 중단 또는 어렵다는 내용의 문자와 공문을 전했다. 막걸리를 만드는 경기 파주 소재 A양조장 대표가 지난 8월 20일 농협 담당자로부터 받은 문자엔 "법인 쌀 재고 소진으로 2024년산 쌀 공급이 중단된다. 햅쌀 출하 시점은 10월 20일로 예상된다"며 "전국적인 쌀 부족으로 발주량이 폭증(3배 이상)해 갑작스러운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후 A양조장은 증류기 가동을 멈추는 등 양조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A양조장 대표는 "농협 측은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하나로마트도 쌀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곳에 쌀을 공급해야 했기에 양조장 쌀 공급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도 파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파주농협RPC) 홈페이지엔 파주쌀 참드림 10·20㎏(2024년산) 제품이 품절된 상태다. 다만 지난달 17일 A양조장은 철원RPC에 들어온 비축미 중 파주쌀이 있어 쌀을 공급해주겠다는 연락을 뒤늦게 받았다.
횡성어사품조합공동사업법인(횡성농협 통합RPC)도 쌀이 부족해지자, 관내 양조장에 공문을 보내 쌀 '어사진미'의 공급 가격을 ㎏당 325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한다는 소식과 함께 재고 부족이 지속될 경우 공급 중단도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관내 일부 양조장은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농협경제지주에서는 이 같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이 올해 1월부터 현재(9월 말)까지 전국 농협 지점 기준 쌀 부족을 이유로 전통주 회사(지역 전통주·막걸리 양조장 포함)에 쌀 공급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한 건수와 지역을 묻자 농협경제지주는 "해당 사항 없음"이라는 답변을 제출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전산망상 양조장과 계약을 맺은 지역 농협 26개와 거래 중인 증류주 생산회사·양조장 업체 33곳을 조사한 결과, 쌀 공급 중단 공지를 낸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해당 지역 쌀을 사용하는 관내 양조장·제조업체 입장에서 2024년산 지역 쌀 가격이 많이 올라 구매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조장 측은 가격 문제가 아닌 물량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양조장·증류주 제조업체는 1600여 곳이지만, 이 중 농협은 전산상 계약된 33곳만 조사했다.
김선교 의원은 "쌀 공급 부족에 따른 제반 산업의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 점검 및 관리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목소리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가 왜 다른지,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